# 31. 선과 악에 대하여②



"선은 물론 인간의 본성이다. 악도 역시 본성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천하의 선악은 모두 천리(天理)인데, 이 악이라고 말하는 것은 본래는 악이지 않고, 단지 지나치거나 미치지 못한 것이다." (송나라 정명도)

"선한 것도 없고 악한 것도 없다는 것은 이(理)가 고요한 때이고, 선한 것이 있고 악한 것이 있다는 것은 기(氣)가 움직이는 때이다. 기에 의하여 움직여지지 않으면 곧 선한 것도 없게 되고 악한 것도 없게 된다. 이것을 지극한 선[至善]이라 말하는 것이다." (명나라 왕양명)

하늘과 땅은 선악을 구분하지 않는다.

"성인은 하늘과 같아서 사사로이 덮음이 없고, 땅과 같아서 사사로이 싣지 않는다. 사사로움이란 천하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관자')

하늘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땅은 모든 것을 실어준다. 선과 악으로 나누는 사랑이란 천하를 어지럽히는 것이며, 자연과 우주의 법칙에 위배된다.

다음은 나의 시이다.

'하늘과 구름'

하늘은 늘 그대로인데 / 불안정한 대기가 널 먹구름으로 만들었구나/ 하늘은 늘 그대로인데 / 상냥한 맑은 햇살 널 새하얀 뭉게구름으로 만들었구나/ 너와 나 같은 물로 태어났지만 선과 악으로 갈리었구나 / 같은 하늘 아래 함께 어깨동무할 수 없지만 / 모두 다 하늘의 자식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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