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우암산 전경. / 중부매일DB
청주시 우암산 전경. / 중부매일DB

청주하면 딱 떠오르는 단어가 뭘까.청주 시민도 이 물음에 바로 답할 수 없다는 게 현실이다.'직지'라고 말하지만 외지인 대부분은 그게 뭐냐며 고개를 젓는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직지는 활판 인쇄기로 찍은 쿠텐베르크 성경보다 78년 앞선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된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 활자본이다.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20여 년이 지난 오늘도 청주는 세계기록문화유산의 본 고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청주시는 '직지'를 간행한 흥덕사지 발견을 기념하기 위해 1992년 청주고인쇄박물관을 개관하고 2천년 청주인쇄출판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직지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에게 직지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떠나 한 권의 고서적일 뿐이다.청주고인쇄박물관에 직지 디지털 체험관을 설치하는 등 청주와 직지 동일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원본이 아닌 복제본 전시관이라는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지난해 6월 13억 원을 들여 디지털 헤리티지 체험관을 개관했다.이 체험관은 직지 홀로그램 극장과 디지털 수장고, 가상 현실 직지 주자소로 구성됐다.직지 홀로그램 극장은 직지를 프랑스 도서관에 기증한 주한 프랑스 공사 플랑시의 시선으로 바라본 직지 여정을 홀로그램으로 설명한다. 디지털 수장고는 고려, 흥덕, 주자, 최고라는 주제를 미디어 아트로 연출한 체험 공간이다.직지 주자소에서는 금속 활자 만들기를 VR기기로 체험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관람객은 한 달 500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보고 즐기고 체험하는 관광 명소가 아닌 인쇄 전시관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일반인의 호기심과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청주시의회 김은숙 의원이 직지 대안으로 이색 아이디어를 내놓아 눈길을 끈다.김 의원은 지난 23일 임시회에서 이범석 시장의 공약인 꿀잼 도시 만들기를 위해 우암산에 대관람차 등 랜드마크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청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그는 "청주시가 전국 최대 캠핑랜드 유치 등 꿀잼 명소 조성을 위해 변신을 준비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문화 관광 인식을 심어줄 랜드마크가 부족해 관광객 욕구를 충족시키기 못하고 있다"고 했다.시의회는 우암산과 명암타워, 청주랜드와 산성 옛길을 아우르는 종합개발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거들었다.

청주 시민은 관광 명소와 어린이 놀이 인프라가 열악해 대전 등으로 원정 나들이를 떠나는 실정이다.공공 어린이 놀이시설인 청주랜드는 노후한 데다 시대에 뒤떨어져 외면당하고 있다.일반 관광지 놀이시설 수준으로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얼굴을 들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청주시는 우암산을 활용한 랜드마크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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