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운동 우수작 '내 인생 택시에 싣고'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43년동안 무사고 운행을 한 택시기사가 그간의 운행일기를 자서전 형식으로 펴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청주시 청원구 무심동로에 거주중인 이양철씨는 최근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운동 '나만의 소중한 책 만들기' 부문에서 자서전 '내 인생 택시에 싣고'를 출품해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양철씨는 43년간 택시를 운행하며 겪었던 승객들과의 에피소드를 따뜻한 시선으로 진솔하게 담아내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 그 새를 못참아', '2부 빵빵', '3부 낯선 곳에서 머리를', '4부 고맙다고 인사는 하고 가는겨' 등의 제목으로 50여편이 수록돼 있다.

일례로 지제장애인의 첫 출근길 탑승 풍경, 할머니가 놓고 내린 전화기를 갖다주러 간 동네에서 이발하게 된 사연, 경적소리를 울리지 말자는 다짐 등 소소하지만 가슴 따뜻한 일화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경적소리를 울리지 말자는 다짐은 그의 글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빵빵 경적을 울리지 말자 / 앞에 가는 어르신 차량 우리 아빠, 어르신 차량인 줄 모르잖아 / (중략) / 빵빵 그 소리 내게 돌아와 내 마음이 아프잖아' -글 '빵빵' 中

택시에는 다양한 손님이 승하차하고 지역 곳곳을 누비는 일이니만큼 기억에 남는 일은 글에 한자한자 담아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물었다.

이양철
이양철

"하루는 어떤 할머니께서 전화기를 놓고 내리셨길래 갖다드리러 갔더니 미용실 앞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사례비로 하라며 카드를 건네시길래 손사래를 쳤더니 미용실에 들어와서 커피라도 먹고 가라고 하셨다. 얼떨결에 들어가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데 미용실 원장님이 물끄러미 내 머리를 보고는 '아저씨 머리 깎을 때 되셨네'라면서 이발을 하라고 자리에 앉히셨다. 사례비 대신 커피도 마시고 이발도 한 소중한 경험이다."

자칫 거칠어 질 수 있는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운행일기를 썼다는 그는 카톨릭 신자이자 신도회장도 맡아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1인 1책 지도강사인 이영희 충북수필문학회장은 "이양철씨가 쓴 글의 소재는 아무나 쓸 수 없는 독보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면서 "힘들고 지칠법한데도 이채로운 소재로 감동을 주는 스토리가 주위에 귀감이 되고 있다"고 호평했다.

장선애 상당노인복지관장은 "평소에도 타의 모범이 되시는 따스한 글과 행동으로 모범택시기사님의 롤모델 자격이 충분하시다"라고 칭찬했다.

평소에도 귀감이 되어 택시 기사의 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고 칭찬했다.

40여년 무사고 택시 운행을 하면서 본인만이 갖고 있는 운행철칙을 물었다.

"택시는 돈을 보고 좇으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덜 벌고 교통범칙금 덜 내고 안전하게 운전하자라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운행하고 있다. 이번에 1인 1책 프로그램으로 중학교때부터 꿈꿨던 작가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이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 안전하고 더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편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운동은 세계직지문화협회(회장 김성수)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하며 청주시민들의 삶의 애환과 여정을 꾸준히 기록해왔다.

올해 선정된 총 59편이 작품은 책으로 만들어져 오는 12월 중 문화제조창 3층 한국공예관에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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