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디로 튈지 나도 궁금해' · '멀리 보고 높이 날고 싶었던 거야'
양업고등학교 설립 초대 교장 생생한 교육현장 기록기

최근 신간 2권을 출간해 주목을 받고 있는 놀체인 양업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윤병훈 신부.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놀체인(놀이·체험·인성) 양업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인 윤병훈 신부가 최근 신간 2권을 출간해 주목을 받고 있다.

대안교육 특성화학교인 '양업고등학교' 초대 교장을 지낸 그는 '내가 어디로 튈지 나도 궁금해'와 '멀리 보고 높이 날고 싶었던 거야'란 책을 통해 양업고등학교 재직시절의 생생한 교육현장을 가감없이 기록해냈다.

'내가 어디로 튈지 나도 궁금해'-양업고등학교 이야기1에서는 그가 지난 1998년 학교 문을 열 당시 입학했던 1기 입학생들에 대한 기억으로 시작한다.

지난 1997년 대안교육 제1세대로 길을 개척한 그는 3년간 인간적 고뇌와 신앙의 힘으로 견뎌야 했던 초창기 대안학교의 모습을 여과없이 담아냈다.

'뚫린 천장, 사라진 방충망, 쓰레기통과 함께 까맣게 탄 방바닥 말끔했던 방은 혼탁한 담배 냄새와 쓰레기로 뒤범벅이 돼 있었다. (중략) 황당하기보다 섬뜩하고 두려웠다. 그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보다비난의 소리가 먼저 쏟아져 나왔다. '그러니까 이 학교에 왔지.' 고백하건대 이런 비난을 내 안에서 지워 버리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책에는 잘못된 교육관으로 부모와 학교로부터 상처받은 아이들의 좌충우돌 적응기와 그들을 위해 신앙으로 소명의식을 갖고 버틴 교사들의 눈물겨운 노력의 기록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수녀 교사를 가운데 두고 노래방에서 담배를 줄줄이 피우는 아이들, 곱게 키운 화분을 혼났다는 이유로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아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오토바이를 몰래 타다가 다쳐 입원한 아이들의 이야기와 그들을 붙잡고 살리기 위한 고군분투의 몸부림이 절절이 글로 표현돼 있다.

윤병훈 신부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이 멀리 보고, 높이 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냈다"면서 "교권추락의 시대 경쟁으로 줄 세우기 보다 놀이 체험교육의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멀리 보고 높이 날고 싶었던 거야-양업고등학교 이야기 2에서는 10기까지 양업고등학교를 거쳐간 아이들의 성장기와 학교의 발전과정을 담아냈다.

해군사관학교 생도로, 미국 유학생으로, 군인으로 성장한 학생들 사례와 함께 학부모들의 변화도 고스란히 담아냈다.

장장 5시간40분에 걸친 졸업식에서 부모와 졸업생 모두가 성장한 순간도 담아내며 '문제어른은 있어도 문제아는 없다'는 사실을 한번 더 환기시킨다.

윤병훈 신부는 책에서 '신앙인들이 생명과 죽음의 주관자이신 예수님을 신뢰하고 사는 것처럼, 자녀를 학교에 맡긴 부모라면 '사랑의 학교'를 신뢰하며 살아야 한다. 자신과 학교를 믿고 노력할 때, 자녀도 부모도 다함께 생명의 부활을 노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울림있는 메시지를 피력하고 있다.

윤병훈 신부는 지난 10월 21일 청주시 상당구 이정골로 57에 위치한 놀체인 양업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진 바 있다.

놀체인 양업 사회적협동조합은 대안학교인 양업고등학교를 설립하고 16년간 재직한 윤병훈 신부가 지난 2019년 설립한 놀이와 체험, 인성 중심의 대안학교로 알려져 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교권이 추락하는 시대에 아이들의 꿈이 뭔지 귀기울일 수 있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면서 "끊임 없는 한계에 부딪히는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한계를 뛰어 넘도록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윤 신부는 충북 청주 오송에서 태어나 충남대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교직생활 중 광주카톨릭대학교에 편입, 동대학원을 마치고 지난 1983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충주 교현동 천주교회 보좌신부로 사목을 시작해 음성, 충주 교현동, 옥산, 산남동 천주교회 주임신부, 청주교구 총대리 신부를 역임했으며 지난 2017년 원로 사목자로 된 후 2019년 놀이체험 인성학교놀체인 양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지난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양업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했으며 지난 2004년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교육철학을 전공, 교육학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 옥조근정훈장, 포스코청암교육상, 충청북도단재교육상 등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뭐 이런 자식들이 다 있어', '너 맛 좀 볼래!', '발소리가 큰 아이들', '그분의 별이 되어 나를 이끌어준 아이들'이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