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등 '월드스타' 급부상

"WBC는 메이저리그 진출 창구"

비록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은 변방에 머물던 한국야구에 대한 세계의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등 몇몇 선수는 메이저리거를 압도하는 기량으로 단숨에 '월드스타'로 급부상, 야구 인생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WBC 시작 전부터 미국 언론으로부터 '눈여겨 볼 선수 5걸' 가운데 한명으로 꼽혔고, 기대에 200% 부응하며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이승엽이 WBC 예선과 본선 7경기를 거치며 거둔 성적은 홈런 5개, 10타점에 타율도 4할에 육박한다.

이승엽은 이로써 아드리안 벨트레(4개.도미니카공화국)와 켄 그리피 주니어(미국), 데릭 리(미국), 데이비드 오티스(도미니카공화국.이상 3개) 등 쟁쟁한 메이저리거들을 따돌리고 홈런왕을 굳혔다.

도쿄에서 벌어진 예선 중국전부터 홈런포를 가동한 이승엽은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팀에 3-2 승리를 안기는 극적인 투런홈런을 터뜨린 뒤 멕시코, 미국과의 8강전에이르기까지 4경기 연속 팀 승리와 직결되는 영양가 만점의 대포를 쏘아올려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미국전에서 작년 메이저리그 다승왕 'D-트레인' 돈트렐 윌리스에게 솔로 홈런을빼앗은 것은 이승엽 홈런 레이스의 백미였다.

이승엽은 타점에서도 켄 그리피 주니어와 함께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며 '해결사' 면모를 뽐냈다.

이런 이승엽에게 미국 언론 및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보이는 관심도 지대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승엽을 2003년 통산 300홈런을 날린 세계 최연소 선수로 소개하며 집중 조명했고, LA타임스는 다저스가 3년 전 '대어' 이승엽을 돈 때문에 놓쳤다고 질타했다.

야구기자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도 오른 미국 스포츠채널 ESPN 칼럼니스트피터 개몬스는 이승엽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며 "3년전 플로리다 말린스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을 때도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그때 보다 훨씬 좋아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엽의 플레이를 지켜본 미국 대표팀의 마이클 배럿(시카고 컵스)은 "왜 그가여기서 뛰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의아해할 정도.

최종 목표는 메이저리그 진출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이승엽이 꿈을 이루는것은 이제 시간 문제인 듯 하다.

'돌부처' 오승환(삼성) 역시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만한 선수로 여러번 물망에오르며 주가를 높였다.

오승환은 일본과의 8강전에서 2-1로 앞선 9회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특유의 배짱으로 승리를 지켜낸 것을 비롯해 이번 대회에서 3이닝을 소화하며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는 철벽투를 과시했다.

미국 사령탑 벅 마르티네스 감독은 한국의 구원 투수들을 높게 평가하며 "특히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팀에서도 당장 좋은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박진만(삼성)은 '아트 수비'로 뜬 케이스. 박진만은 예선부터 4강에 이르기까지매 경기 한 점 흠잡을 데 없는 그림 같은 수비를 이어가며 한국의 연승 행진의 보이지 않는 힘을 보탰다.

ESPN은 이런 박진만의 플레이를 메이저리그 '명품 유격수'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의 경기 장면과 나란히 비교하며 박진만의 수비를 메이저리그급으로 인정했다.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이제 세계 야구 팬들의 가슴에 이름을 새긴 선수들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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