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권오중 시인·가수

콜랭 109. 무슨 뜻일까. 직지가 보관된 프랑스 국립도서관 도서번호이며, 충청북도교육문화원 대공연장에서 열린 뮤지컬의 제목이다. 9월 16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에 공연하였다. 많은 사람이 운집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세계 최초 금속활자로 찍은 직지 책 하권에 관한 스토리를 뮤지컬로 흥미진진하게 꾸몄다. 감동의 무대였다.

뮤지컬은 미국에서 발달한 음악극 형식으로서 음악과 춤이 극의 전개와 어우러져 주로 큰 무대에서 상연하는 종합 무대 예술이다. 직지 스토리 뮤지컬이라 딱딱한 내용이라 생각했는데 스토리가 재미있고 스릴이 있어 참 좋았다. 스펙터클한 무대에서 펼쳐진 공연에 처음부터 매료되었다. 사운드 및 조명, 무대장치가 완벽했고 뮤지컬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와 노래도 일품이었다.

이 뮤지컬은 총 5막으로 구성되었다. '우리를 인도해 줄 빛이 있다면 어둠이 깊을수록 아픔이 더할수록 새벽은 그만큼 가깝답니다. 빛이 있다면 빛이 있다면' 빛의 노래로 시작하여, '이것이 우리의 빛이다 이것이 우리의 빛이다. 헤어지고 반쪽이어도 이것이 우리의 빛이다.' 빛의 노래로 4막이 닫힌다.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프랑스로 유출된 지 125년 만에 원래 자리인 대한민국으로 돌아온다는 에필로그로 막이 내린다.

뮤지컬의 줄거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근무하는 병선이 주인공이다. 주말이면 프랑스 도서관과 기관을 다니며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의궤를 찾아다닌다. 우연히 동양 고문서 서고에서 직지를 발견한다. 병선에게 직지의 마지막 장에 적혀 있는 '1377년 흥덕사 금속활자'가 눈에 들어온다. 병선이 직지심체요절 하권을 발견한 것이다.

직지를 발견한 병선은 한국 대사관에 약탈당한 우리의 문화재가 프랑스에 있다는 소식을 전하지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급기야 프랑스 정부로부터 스파이가 아니냐는 의심을 사게 된다. 직지가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이라는 것을 증명하려, 인쇄술을 연구하고 금속활자를 만든다. 그러다 집에 불을 내 쫓겨날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녀의 간절함으로 인해 직지를 인쇄한 묘덕을 꿈에서 만나게 된다. 묘덕은 병선을 위로하고 칭송한다. 병선은 묘덕과의 만남을 통해 직지가 금속활자본임을 증명할 결정적인 힌트를 얻게 된다. 병선의 노력은 결국 프랑스 1972년 세계 도서의 해를 기념하는 도서전시회에서 직지가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이라는 것을 공표하고 인정을 받는다.

특히 흥미를 끈 것은 잠이 든 병선에게 신비의 여인 묘덕이 나타나 목판과 금속활자 구분은 '똥'으로 한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금속활자를 만들었을 때 깔끔하지 않고 흔적이 남았던 게 금속활자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또한 긴장감을 극적으로 고조시킨 것은 프랑스 수사기관에서 프랑스 경찰 둘이 병선을 심문하며 한국 정부와 내통한 스파이로 모는 장면이었다. 뮤지컬 내용 중 일부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창작 작품인 까닭에 따뜻한 눈길로 보았으면 좋겠다.

이제 수많은 사람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2001년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 문화재로 등재되었다. 금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이 50년 만에 비로소 대중에게 선보였다.

권오중 시인·가수
권오중 시인·가수

그동안 기획 및 준비, 연출하느라 구동숙 단장을 비롯하여 모든 단원들의 고생이 많았다. 이번 뮤지컬을 더욱 업그레이드하여 전국의 학생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볼 수 있게 전국 순회공연을 하였으면 좋겠다. 따라서 문화재단 등 관계기관과 기업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

또한 직지시낭송대회를 비롯하여 시극, 포에라마, 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직지를 홍보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발휘하여 K-팝, K-드라마처럼 K-직지로 직지의 본향인 청주가 세계로 우뚝 서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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