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양회술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왜 내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을까?'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항상 하는 고민이다. MZ세대가 조직 구성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아지고, 주52시간 근무제 등으로 근무 제도와 문화가 바뀌면서 리더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가고 있다. 리더 자신과 조직의 성장을 위해서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리더에게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며, 지속적으로 자신의 리더십을 돌아보는 리더가 살아남는 시기이다.

조직의 리더 자리에 오른 사람은 대부분 그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쌓아온 사람이다. 리더는 실전에서 익힌 자기만의 노하우로 무장된 사람들이기에 업무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상황과 대처방법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은 '착각'인 경우가 꽤 많다. 인지심리학자들은 리더가 빠지는 가장 위험한 함정이 '알고 있다'는 '착각'이라고 말한다. 조직의 리더는 보통 많은 실전 경험이 있기에, 업무 중 발생하는 대부분의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동기부여 방법의 예를 들어보자. 구성원의 최고의 성과를 올리게 하려면 어떤 동기부여 방법을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의 리더들은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이야기한다. 이것의 대표적인 것이 '인센티브 제도'이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기부여의 방법은 수없이 많다. 게다가 최근의 연구는 인센티브 등의 외적동기보다는 일에 대한 의미·즐거움 등의 내적동기가 더 효과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왜 대다수의 리더는 수많은 동기부여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한 인센티브 제도를 많이 사용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 방법 외에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상당 부분은 리더가 '안다고 착각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이끌지 못하는 것이며, 성과도 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조직 구성원들이 언제 동기가 유발되는지 알지 못하여 동기부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고, 커뮤니케이션을 알지 못하여 제대로 지시하고 소통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는 것'과 '안다고 착각하는 것'을 어떻게 구분하면 될까? 한 가지 방법은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다. 내가 무엇인가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아는 것이고, 설명할 수 없다면 잘 모르는 것이다. 조직에 문제가 생기면 리더는 가장 먼저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핵심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설명할 수 있는가?'

양회술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양회술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그노티 세아우톤(Gnothi Seauton)"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의 앞마당에 새겨져 있었다고 전해지는 문구이다. 소크라테스가 한 말로도 유명한데,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너 자신을 알라" 이다. 불확실성의 시대, 이것은 리더들에게 가장 필요한 격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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