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중앙의 정치 신인들이 잇달아 고향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이들로서는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고 인지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주인공이 돼 수백명의 유권자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출판기념회야말로 이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여기에 책 판매를 통해 적잖은 수입도 얻을 수 있어 만만치 않은 선거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이들로서는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

정치 신인들 가운데 대부분은 중앙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다진 뒤 자신의 경력을 내세워 고향에 내려와 정치에 뛰어들고 있다.

아쉬운 점은 이들이 진작에 고향에 애정을 갖고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았을 거라는 점이다.

정치를 하겠다며 고향에 내려온 사람 가운데 이전부터 고향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고향 사람들과 거의 소통하지 않다가 때가 돼서야 고향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중앙에서 자신의 입지를 위해 무한경쟁에 나서다 보니 미처 고향으로 눈을 돌릴 겨를조차 없었다는 점은 십분 이해한다.

여기까지도 좋다.

앞으로의 자세가 중요하다.

고향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내려온 이들이 과연 선거 당락과 관계없이 지역에서 계속 고향을 지키면서 살 것인지 여부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지역을 거쳐간 수많은 정치인들은 그런 기대를 저버렸다.

선출직 대부분은 선거에 낙선하거나 임기가 끝나면 즉시 지역을 떠나는게 관행처럼 돼버렸다.

그렇게 지역을 등진 뒤에는 아예 고향으로 눈조차 돌리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에게 고향은 봉사의 대상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고향 발전을 위해 정치에 뛰어드는 게 아니라 정치에 뛰어들기 위해 고향을 잠시 이용하는 것이다.

최소한 고향에 내려와 정치를 시작하겠다면 지역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은 갖춰야 한다.

말보다는 진정성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고향을 찾아 정치를 하겠다는 정치 신인들에게 지금이라도 자신이 살고있는 집부터 고향으로 이사할 것을 제안한다.

잠시 머무르는 월세나 전세가 아니라 아예 고향에서 뿌리박을 터전을 마련하라는 얘기다.

지역을 위해 봉사할 생각이면 지역에서 뼈를 묻을 각오로 시작하는 게 당연하다.

이방인처럼 생활하며 지역에서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

주민들과 부대끼면서 그들에게 완전히 스며들어야만 진정성을 인정받고 선택을 받을 수도 있다.

유권자들도 현명하게 선택해야한다.

뜨내기 정치꾼들의 감언이설에 속고 이용당한 뒤 또다시 땅을 치며 후회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