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먹향 담긴 붓끝으로 부여 문화유산·풍광 한폭에

〔중부매일 윤영한 기자 〕38년차의 평탄지 않은 공직생활에 버팀목이 되어준게 문학과 그림이었다는 부여군 공무원 하미숙 작가는 늦깎이 화가로 데뷔한 이래 다수의 대회에서 입상할 정도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충남 부여군 공무원인 하미숙 작가(58)의 첫 한국화 개인전이 12일~ 19일까지 부여읍 서동문화센터 연꽃갤러리에서 열린다. 하미숙 작가는 백제의 고도 부여를 주제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다양한 풍경을 화지 위에 펼친 듯한 수묵 실경산수화 20여점을 전시한다.

전시 작품은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비롯해 <낙화암> , <부소산성>, <반교리의 가을>, <고향가는 길> 등이다.

하미숙, 고향가는 길 1 , 116X5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3

하미숙 작가는 인생의 대부분을 공직에서 보냈다. 누구나 그렇듯 삶의 여정이 평탄치만은 않았다. 하미숙 작가는 벽에 부딪히거나, 길을 잃거나,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게 느껴질 때마다 자신을 버틸 수 있게 해준 게 '문학'과 '그림'이었다고 한다. 본업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여유가 찾아올 때면 틈틈이 글을 쓰며 삶의 에너지를 충전했단다. 그녀는 34세의 나이에 소설가로 등단했고, 현재 시인이자 부여사비문학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는 여러 분야의 화가들을 찾아다니며 그림을 배우며 '늦깎이 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동안 안견미술초대작가로서 공무원미술대전, 한국현대미술대전, 한국미술협회충청남도지회 미술대전, 안견미술대전 등 다수의 대회에서 입상할 정도로 실력을 키웠다. 특히 단체전에 180여회 참여했을 정도로왕성한 활동을 했다.

하미숙, 낙화암, 81X45cm, 한지에 수묵담채, 2023

찬란했던 백제의 왕도였으며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부여가 고향인 하미숙 작가는 "고향에 감사하는 마음, 무심코 지나쳤을지 모를 고향의 아름다움을 작품으로 관객과 나누고 싶었다"며 개인전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는 지난 1년간 미술 작업에 몰두하면서 새롭게 비친 부여의 풍경과 그것들이 가져다준 영감들을 작품에 담았다. 사물을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감성을 화지에 담아낸 것이다. 산과 강, 풀과 나무, 햇빛과 바람, 문화유적 등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수묵으로 표현했다.

현재 부여에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권경태 화백은 "하미숙 작가의 작품에서는 따뜻한 정감과 함께 작은 바람에도 움직이는 실경산수 속 무릉도원(武陵桃源)을 느낄 수 있다"며 "화려한 채색보다는 먹의 농담(濃淡)으로 산수의 묘미를 살린 하미숙 작가의 작품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미숙, 부소산성 1 , 118X7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3
하미숙, 부소산성 1 , 118X7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3

하미숙 작가는 "눈과 귀를 열자 비로소 보이고 들리는 게 정말 많은 곳이 부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며 "작품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누군가에게는 부여에 대한 동경심을 심어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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