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형섭 괴산군 농식품유통과 원예특작팀 주무관

괴산이 유기농업군에서 스마트농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2년 유기농업군을 선포한 괴산군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 결과 2018년까지 378ha에 머물던 괴산군 친환경 인증면적은 2023년 현재 557.6ha로 179ha 이상 크게 증가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또한, 유기농 확산과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 2015년과 2022년, 두차례에 걸쳐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온 세상에 유기농업군 괴산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

이처럼 유기농업에 커다란 이정표를 세운 괴산군이 이제는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스마트농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농업'이란 '농업의 생산성·품질 향상과 경영비·노동비 절감 등을 위하여 농업 분야에 정보통신기술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농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스마트농업'이라 하면 시설하우스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팜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전체 농지 면적 중 95%가 노지고, 시설면적은 5%대에 불과하다. 그만큼 노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압도적으로 많아, 스마트농업 확산을 위해서는 노지 스마트농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괴산군은 2019년 12월 농식품부 공모사업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사업'에 전국 최초로 선정되어 스마트농업 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며, 지난 7월에는 유기농을 테마로 'K-스마트 유기농 혁신 시범단지 조성사업' 예비 계획서를 제출해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단지 조성 공모사업'에 또 다시 선정되었다.

전국에 5개소(괴산 2, 경북 의성·안동, 강원 태백) 밖에 없는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단지 중에 괴산이 2개소를 선점하며, 전국 최고의 노지 스마트농업 기반을 갖추게 된 것이다.

'노지 스마트농업'의 장점은 크게 4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첫째는 토양조건을 분석하여 최적의 시기에 물을 공급하는 자동관수 시스템, 두 번째는 관측 정보와 기상 센서를 활용한 기상재해 예찰, 셋째는 작물의 생육 시기를 24시간 관찰하여 병해충 발생 시 초기에 방제할 수 있는 병충해 모니터링 시스템, 넷째는 입력된 자동 경로를 활용한 드론 정밀 방제다.

4가지 모두 스마트폰 하나로 조작이 가능하며,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최대 수량의 농산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노지 스마트농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나형섭 괴산군 농식품유통과 원예특작팀 주무관
나형섭 괴산군 농식품유통과 원예특작팀 주무관

예전부터 "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을 농업 현장에서 많이 들었다. 그만큼 농부가 작물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정성스럽게 키우느냐에 따라 농사가 잘된다는 말을 비유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작물은 농부의 스마트폰 알림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괴산에서 더 자주 들리는 말이 될지 모른다.

농부가 한 손으로 농사짓는 세상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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