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김종원 서울취재본부장

"이번 총선에 출마하려고 하네.. 많이 도와주게 ", "형, 이번 총선에 출마합니다. 좀..많이 도와주세요 "

지난해부터 주변에서 4월 총선에 출마하는 선후배들의 전화가 종종 이어진다. 선거가 있는 해에 매년 겪는 모습이다.

대통령 선거때는 본인이 출마하지 않아도 특정 대선후보를 도와달라고 하고, 광역단체장 정도 되면 본인들이 전화를 해 온다. 국회의원 선거에는 더 많은 '본인 ' 들이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다.

그중, 통화한 선후배중에 정치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인물이 있어서, 출마 이유가 궁금했다. 그래서 "형, 왜 출마를 하려고 해요. 형 정도면 편하게 전문가 일을 하시면서 사실 수 있는데.."라며 되물었다. 그러자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이번 총선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국민, 시민, 우리나라에 하고 싶어서.."라고 응답한다. 그런 분들을 위해 지면으로 공개 답변해 드린다. "형, 그런 마음이면 당연히 출마하셔야지요. 제가 도와드릴 것은 없고요, 형 하고 싶은대로 유권자들에게 이야기 하세요. 그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도 있고 형이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는데, 그게 상대방을 험담하는 이야기는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

선거에 나서는 마음이 답답한 정치권을 향해, 답답한 현실을 향해 소리치고 싶다면 그 것은 맞는 방향이다. 누군가는 이야기 해야 한다. 그래서 선거가 필요하다.선거는 심판이며 희망이다. 심판은 과거 잘못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나선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한 비판 보다 내 이야기를 유권자들에게 해야 한다. 상대를, 상대당을 까발리고, 흠집내서 내가 당선될 수 있다는 생각은 '선거 꾼 ' 생각이다. 진영논리를 이용해 한표라도 더 얻어서 당선되면 그 이후엔? 결국 진영논리에 휩싸여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다. 선거에 당선되는 것만을 목표로 한다면 그 이후엔 더 큰 후회와 회한을 남길 수 있다. 국회의원 뱃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선거운동은 말로, 글로 하는 것이기에 말과 글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말과 글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상대방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것이 되서는 안된다. 내 이야기를 통해 유권자들과 공감하고 우리 공동체를 보다 발전시킬 수 있는 알맹이가 들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직하게 이야기하면 된다. 그렇게 쉬운일인데, 그렇게 하는 후보가 많지는 않다. 선거를 하다보면 상대 후보를 비판하고, 비난하고, 흠집내는게 더 편하고 효과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이른바 네가티브 전략이다. 네가티브는 성공하더라고 많은 상흔을 남긴다. 그래서 안하는게 좋다.

김종원 서울취재본부장
김종원 서울취재본부장

2004년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한 열린우리당 시절, 독설이 심했던 여자 부대변인이 있었다. 서 아무개 부 대변인은 그당시 여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에 대해 독하게 논평했다. 어느날 당사 앞에서 우연히 만나 "서 부대변인, 논평이 너무 독하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모두 부메랑으로 돌아 올 수 있다 "고 충고했다. 그 뒤 서 부대변인 논평은 한층 부드러워졌다. 그러면서 주변 평가도 달라졌다. 그 뒤 서 부대변인은 3선 중진 의원이 됐고, 이번에 4선에 도전한다. 여성 의원으로는 몇 안되는 지역구 의원이기도 하다. 말과 글은 한번 나가면 주워담기 힘들다. 정치는 말과 글로 하는 것이기에 더 그렇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정치인의 품격이다. 정치인의 품격은 선거에서 더욱 돋보이기에 이번 선거에 나선 이들에게 '제발 '이라고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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