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인 새해가 왜 2월에 있는지 이제 알았어요"

편집자

청주 봉명초등학교(교장 손희순)의 다문화 학생 비율은 55.8%(지난해 12월 1일자 기준)에 달하는 특수한 상황이다. 하지만 봉명초 교사들과 학생들은 함께 어울리며 성장하는 모습으로 다문화교육의 답을 찾아가고 있다. 한 해가 시작되는 새해 새 달의 첫 날로 한 해의 최초 명절이라는 의미로 인사하며 덕담을 나누는 풍습이 있는 명절인 '설날'을 맞아 전통놀이와 전래동화를 통해 설의 의미를 배우며 익히는 봉명초 다문화 학생들을 만나봤다.

 

봉명초 다문화 학생들이 설날의 의미와 세배, 전통놀이를 통해 한국 명절에 대해 배우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봉명초 다문화 학생들이 설날의 의미와 세배, 전통놀이를 통해 한국 명절에 대해 배우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설날이 왜 2월인지 궁금했는데 음력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어요. 선생님들과 즐겁게 전통놀이를 하며 한국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어 행복해요."(이 타이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노래를 함께 부르니 너무 즐겁고 설날이 기다려져요." (이 아델리나)

"타임캡슐에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소원을 적었어요. 축구연습을 더 열심히 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아얀)

"선생님께서 예쁜 한복을 입으시고 세배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어요. 남자와 여자가 세배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번 설날에 부모님께 꼭 세배를 해야겠어요." (마리아)

"투호 던지기와 윷놀이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번 설날에 가족들과 윷놀이를 하고 싶어요. 선생님들께 배운 규칙들을 가족들께 잘 설명하면서요." (에벨리나)

봉명초 다문화 학생들이 설날의 의미와 세배, 전통놀이를 통해 한국 명절에 대해 배우고 있다.
봉명초 다문화 학생들이 설날의 의미와 세배, 전통놀이를 통해 한국 명절에 대해 배우고 있다.

봉명초는 다문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명절인 설날과 전통놀이에 대해 알아보는 겨울방학 다문화 어울림 캠프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겨울방학 다문화 어울림 캠프는 한국교원대학교 예비교사 12명의 교육기부를 통해 진행됐으며 한국의 명절과 한국 전통놀이가 익숙하지 않은 봉명초 다문화 학생들(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 2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에서 처음 설을 지내는 학생들에게는 새해 첫날이 왜 2월에 있는지가 궁금했다.

한국교원대 예비교사들은 달력을 보며 큰 숫자와 작은 숫자를 설명하며 양력과 음력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달력에서 큰 글씨는 현재 우리가 날짜를 세는 방식인 양력이고, 작은 글씨는 조상들이 달을 보며 날짜를 세는 방식인 음력이에요. 그래서 작은 글씨로 1월 1일이 되는 날을 설날 이라고 하는거예요."

정유리 봉명초 교사는 "우리에게는 어쩌면 익숙한 것들이 한국 문화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는 생소하고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다문화 어울림 캠프는 학생들이 줄을 서서 배우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설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한복이다. 예비교사들은 바지, 저고리로 구성된 남자 한복과, 치마, 저고리로 구성된 여자 한복을 입고 학생들에게 세배하는 방법도 알려줬다.

특히 남자는 왼손이 위로 오게 공수하고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오게 하는 등 '공수(拱手)'가 무엇인지, 세배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꼼꼼히 설명하며 설날의 의미와 세배에 대해 배웠다.

봉명초 다문화 학생들이 명절에 즐기는 전통놀이인 윷놀이를 즐기고 있다.
봉명초 다문화 학생들이 명절에 즐기는 전통놀이인 윷놀이를 즐기고 있다.

또 윷놀이, 제기, 투호, 공기, 딱지, 비석치기, 줄다리기 등 전통놀이를 학생들과 함께 하며 한국의 명절인 설날에 대해 이해해 보는 활동을 진행했다.

해마다 바뀌는 띠의 의미도 전래동화에 대입시켜 999년째 돌아다니는 이무기를 주인공으로 2024년이 왜 '청룡'의 해인지 띠 이야기도 쉽게 설명했다.

학생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새해 인사말과 함께 직접 세배를 해보고 새해 소망을 담은 타임캡슐을 만드는 등 새해의 소망과 다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을 진행한 한국교원대 이지현 예비교사는 "곧 다가오는 설날을 맞이해 다문화 학생들과 함께 설날에 대해 같이 배워보고 설날에 부모님께 세배하기로 약속했다"며 "뜻깊은 수업을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봉명초 다문화 학생들이 명절에 즐기는 전통놀이인 공기놀이를 통해 한국 명절에 대해 배우고 있다.
봉명초 다문화 학생들이 명절에 즐기는 전통놀이인 공기놀이를 통해 한국 명절에 대해 배우고 있다.

봉명초 손희순 교장은 "다문화 학생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설날을 즐겁게 알려줄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 기쁘다"며 "다문화 학생들을 위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해주신 한국교원대 교육기부추진단에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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