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신은 누구에게도 모든 것을 주지 않는다." 리 트레비노의 명언이다.

세계의 80억 명의 사람들이 얼굴 모양도, 음성도, 손바닥 지문도 생각도 같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다 다르다. 사람들은 세상에 올 때 모두 각자의 능력을 타고 난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아무리 모자라는 사람이라도 한 가지는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있고, 모든 방면에 다 능통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도 각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뒤떨어진다.

코뿔소가 신(神)을 찾아와 사자와 같이 날카로운 이빨을 달라고 졸랐다. 이에 신은 코뿔소에게서 나뭇잎과 풀을 잘게 씹어서 먹을 수 있는 이빨과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뿔을 거두어 가고, 대신 날카로운 이빨을 주었다. 그런데 얼마 후 몹시 딱할 정도로 말라 보이는 코뿔소가 다시 신을 찾아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초식동물인 제게 예전의 이빨이 사라지고 날카로운 이빨이 생기자 도저히 풀과 나뭇잎을 먹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동물들을 사냥하려고 하니 제 발이 너무 느렸습니다. 그리고 사냥은 제 천성에도 맞지 않고요. 부디 저를 불쌍히 여겨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주시옵소서."하고 애원했다.

각자무치(角者無齒)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뿔이 있는 동물은 이빨이 없다'는 뜻으로, 한 사람이 모든 재주나 복을 다 가질 수 없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뿔이 있는 소나 사슴 같은 동물은 날카로운 이빨이 없다. 초식동물인 만큼 풀을 효과적으로 씹기 위한 어금니만 있다. 대신 육식동물인 사자와 호랑이는 강한 턱과 날카로운 송곳니를 지니고 있다. 사나운 호랑이에게 뿔까지 달렸다면 당할 동물이 없을 것이다.

이처럼 자연의 이치에는 항상 양면성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인간사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한 사람이 모든 재능과 복을 다 차지할 수는 없다. 열심히 살면 언제든 기회가 있으니 열심히 살라는 교훈이 아닐까 싶다.

어느 경영자들의 모임에서 어느 업체의 사장이 하소연을 했다.

"요즘 직원들 때문에 무척 골치가 아파요" "무슨 일입니까?" 다른 업체의 사장이 물었다.

"불만이 가득해 모든 일에 생트집을 잡는 사람, 쓸데없이 걱정이 많아 전전긍긍 하는 사람, 늘 빈둥대며 바깥에 나갈 기회만 보는 사람, 이 세 사람 때문이라오." 

이야기를 들은 다른 업체의 사장은 그 세 사람을 자신에게 넘기라고 했다. 이튿날부터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하게 된 그들은 전과는 다른 업무를 맡게 되었다.

트집을 잡는 사람은 품질 관리를, 사고가 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사람은 보안 경비를, 바깥에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제품 홍보를 하게 했다. 시간이 흐른 뒤 세 사람은 놀랍게도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담당 업무와 자신의 개성이 서로 맞아떨어져 열심히 일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동물들의 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당나귀와 개미와 토끼와 코끼리가 사령관인 사자의 명을 받고 모였는데, 동물들은 서로의 약점을 놓고 헐뜯고 있었다.

"당나귀는 멍청해서 도움이 안 될 텐데, 토끼는 겁쟁인데 무슨 전쟁을 하겠다는 거야? 개미는 보이지도 않는 녀석이 어쩌겠다는 거지? 코끼리는 덩치가 커서 적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꼴이 될 텐데?"

잠시 뒤 사자가 와서 각자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당나귀는 체력이 좋으니 식량 보급을 맡는다. 토끼는 발이 빠르니 전령으로 쓸 것이며, 개미는 작아서 눈에 띄지 않으니 첩보와 게릴라 임무를 수행한다. 코끼리는 덩치가 크고 힘이 세니 전면전에 돌격부대로 투입한다. 이상"

세상의 주목을 받는 리더들은 모든 것을 다 잘 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분야의 일을 잘하는 사람을 많이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다. 그것이 그들의 성공 비결인 셈이다. 그들은 장점을 가진 사람들을 잘 선택하고 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그들이 자신들의 강점을 한껏 뽐내고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했던 것이다.

어떤 총각이 기도를 했다.

"제 배필은 키가 크고 날씬하며 예쁘고 성격이 밝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을 잘 섬기고 순종하면 좋겠습니다. 요리도 잘하고 육아도 잘하며 처갓집이 부유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응답이 왔다.

"그런 여자 있으면 내가 차지하지 너 주겠냐?"

모든 조건을 갖춘 배필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것처럼 만족스런 세상사란 없다. 다시 말해 재물, 권세, 명예 모두를 평생 누릴 수 있는 세상사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러한 각자무치의 세상사 이치를 모르고 재물, 권세, 명예를 다 움켜쥐려고 하나 도리어 하나도 갖지 못하고 다 잃게 되는 것이다. 세상 이치가 각자무치임을 깨달아 나에게 없는 것을 원망하지 말고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그것으로서 만족과 행복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모든 재주와 복을 한사람이 다 가질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의 재능과 강점을 살려 조화롭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각자무치는 특히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하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니가 싶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벤자민 프랭클린은 "삶의 진정한 비극은 우리가 충분한 강점을 갖지 못한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고 말했다.

소가 뿔로서 만족해하며 호랑이가 이빨로서 만족해하듯이 내가 가진 것, 잘하는 것을 가지고 만족해하며 살아야한다.

키워드

#아침뜨락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