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과일 매출이 증가한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과일이 진열되어 있다. 업계는 고물가 여파로 국산 과일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과일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연합뉴스
수입 과일 매출이 증가한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과일이 진열되어 있다. 업계는 고물가 여파로 국산 과일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과일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연합뉴스

채소와 과일, 식료품 등 먹거리 품목을 중심으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물가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는 22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 여부가 주목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3%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가계부채 증가세 또한 위험 수위까지 높아졌다는 우려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3.2%)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다가 1월(2.8%) 들어 2%대로 내려왔지만,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민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식료품 물가는 1년 전보다 무려 6.0%나 치솟았다.

국제유가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월 둘째 주(11∼15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보다 L당 13.2원 오른 1천609.5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넷째 주까지 16주 연속 하락한 뒤 2월 들어서면서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초 배럴당 73달러대까지 하락했던 브렌트유도 지난 16일 83달러를 넘어섰다.

수입물가를 자극하는 원·달러 환율도 지난해 말 1천288원에서 마감한 뒤 최근 1천33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2% 올라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수입물가지수가 통상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또다시 국내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높다. 이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가계부채 증가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월 은행권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4조9천억 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월 5조원 증가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지난해 전국 지방공공요금의 인상 폭이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3.7%를 기록했다. 상하수도와 시내버스, 지하철, 택시요금에서 쓰레기봉투까지 오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오른 물가는 실질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똑 같은 소득을 가지고도 살 수 있는 품목과 양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의미다. 일각에서 하반기 미국발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론하며 올 2분기 이후 국내 금리인하를 시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예견 또한 부동산 투기와 물가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 내수경기 부양도 좋지만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서민경제와 밀접한 물가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섣부른 '금리 인하 카드'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키워드

#사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