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5%대 하락…AI반도체 시장 치열한 경쟁 예고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전경. /중부매일DB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전경. /중부매일DB

[중부매일 박상철 기자] 미국 마이크론이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양산을 시작했다. 이 소식에 국내 HBM 선두 주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휘청였다.

27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94% 내린 15만3천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15만3천30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은 마이크론이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양산을 시작했다는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HBM3E 솔루션 대량 생산을 시작했고 이번 24GB(기가바이트) 용량의 8H(8단) HBM3E는 올해 2분기 출하를 시작하는 엔비디아 'H200'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인공지능(AI) 칩에 사용되는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대거 탑재된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경쟁사보다 자사 제품이 전력 소비가 30% 적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HBM은 국내 메모리 제조사 중 SK하이닉스가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이 국내 업체를 앞지르면서 경쟁 구도가 한층 치열해졌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상반기 내 HBM3E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기존 공정을 통해 이미 16단 제품까지 개발에 성공한 상황이다"며 "경쟁사 대비 SK하이닉스의 신뢰성 및 수익성 격차가 지속되면서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와 격차를 단기간에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3사 HBM 경쟁이 본격화됐다"며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업체들은 일반메모리와 HBM 사이 밸런스 고민이 필요하다. 결국 수율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같은 날 삼성전자도 세계 최초로 12단 HBM3E 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히면서 AI반도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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