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태안 조한기 예비후보, 공개토론 제안
성일종 의원 "공부 매진 격려 차원일 뿐"
한동훈 "부적절 언행 조심" 당부

조한기 후보, 성일종의원이토히로부미관련기자회견 모습
조한기 후보, 성일종의원이토히로부미관련기자회견 모습

[중부매일 이희득 기자]국민의힘 성일종(서산태안) 국회의원이 인재육성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예로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언급한 것이 한 달 뒤로 다가온 제22대 총선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한기 더불어민주당(서산태안) 후보는 6일 서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일종 의원의 '이토 히로부미'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조 후보는 "이토 히로부미는 조선 침략과 일제강점의 원흉이자 동아시아를 전쟁의 참화로 끌고 간 역사적 죄인"이라 규정하고 이와 같은 사유로 "안중근 의사께서 그 죄를 물어 이토 히로부미를 단죄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토 히로부미를 '장학제도를 통해 양성된 인재'라는 성 의원 발언을 강력히 규탄했다.

조 후보는 성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일본 극우주의자의 역사 인식을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대변했다며, "성일종 의원은 도대체 어느나라 국회의원이냐"고 되물었다.

성 의원이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언급조차 금기시하는 것은 그 자체가 열등의식"이라고 답한 것과 관련해서는 "침략의 원흉을 비판하는 국민이 '열등의식'에 찬 국민이라는 인식은 식민지 조선을 '조센징, 2등 국민'이라 경멸하던 일제의 시각과 똑같다"며 비판했다.

조 후보는 "성 의원은 2017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슷한 글을 올린 바 있고 지난해 다른 기관의 장학금 수여식에서도 유사한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며 "실수가 아니라 확신에 찬 반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한민국 국회의원, 서산·태안의 국회의원의 친일굴종 역사 인식에 대한 지역유권자들의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성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지역사회에서 학생들을 응원하는 의미를 잘 받아서 훌륭한 인재로 커 대한민국과 지역에 기여하라는 취지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전날 언론과 통화에서는 "금괴를 훔쳐서까지 공부해 일본의 근대화를 이룬 예를 들면서 이제는 장학제도가 잘 마련돼 있는 만큼 걱정 없이 공부에만 매진하라는 격려 차원이었을 뿐"이라며 "동시에 사람과 교육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 의원은 3·1절 이틀 뒤인 지난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비롯해 일본 하기(萩)시의 청년 5명이 주 정부 재정국장 묵인 아래 금괴를 훔쳐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일화를 소개하며 "다음 세대를 키울 (장학)제도가 없을 때 (재정국장이) 금괴를 훔쳐 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이토 히로부미 등이) 그 금괴로 공부하고 와 일본을 완전히 개발시켰다"며 "(이토 히로부미가) 한반도에 끔찍한 사태를 불러온 인물이지만,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던 선례"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총선에 나서는 자당 후보들에게 "낮은 자세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입조심' 경계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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