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문제 해결 약속"… 4개국서 '가능성 없는' 사업 홍보
법무부 동의·재정보증금 재검토… 3개월만에 핵심사업 무산
충북도, "지방대학 위기·일손부족 해결 위해 반드시 추진 필요"

황영호 충북도의장 등 대표단이 지난 2월 22일 몽골 다르항올도청에서 자프흐랑(오른쪽에서 세 번째) 부지사와 면담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부매일DB
황영호 충북도의장 등 대표단이 지난 2월 22일 몽골 다르항올도청에서 자프흐랑(오른쪽에서 세 번째) 부지사와 면담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충북에 오면 장학금도 받고 일자리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충북도는 지난해 12월부터 2월 사이 3천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인도·몽골·베트남·필리핀에 해외파견단을 보냈다. 주요목적은 충북형 K-유학생 제도 홍보다. 이들은 각 국가 주요대학 등을 방문, K-유학생 제도의 핵심인 기업초청장학생 제도를 활용하면 비자발급 및 재정보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해당국가 학생들은 재정보증금 등 1인당 2천만원에 이르는 유학 초기비용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상류층 혹은 국가에서 인정하는 장학생 등 극히 일부만 유학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의 K-유학생 제도는 '일반인들도 학업 의지만 있으면 유학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그러나 도는 기업초청장학생 제도 추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 중이다. 법무부의 비자발급 문제, 재정보증금 마련 문제 등은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3개월여 만에 K-유학생 제도의 핵심사업이 무산되면서 K-유학생 제도에 대한 신뢰도는 하락하고 있다.
 

황영호 충북도의장을 비롯한 충북도의회 대표단이 21일 몽골 교육과학부에서 간바야르 강볼드 교육과학부차관과 K-유학생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동빈
황영호 충북도의장을 비롯한 충북도의회 대표단이 21일 몽골 교육과학부에서 간바야르 강볼드 교육과학부차관과 K-유학생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동빈

지난달 20~23일 황영호 충북도의장 등 충북대표단이 K-유학생 제도 및 하계U대회 홍보를 위해 몽골을 방문했다. 당시 우느르볼로르 몽골 국회의원은 대표단에 K-유학생 제도 관련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도 파견단과 김영환 지사가 몽골에 방문했을 때 충북형 K-유학생 제도는 비자발급이나 재정보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라고 홍보했다"고 했다. 이에 황 의장은 "아직 준비가 필요한 사업으로 알고 있다"며 "도의 구체적인 보고가 있으면 그때 사업 내용을 검토하고 도의회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지원할 것"이라며 답했다.

이어 "K-유학생 제도의 취지 및 방향성 등은 몽골 당국에 설명할 수는 있지만, 확정되지 않은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할 수는 없다"는 뜻을 전했다.

유학생 비자발급 문제가 현행법 상 추진이 어려운 점, 재정보증금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점을 알고 있었던 황 의장 등 대표단이 도의 홍보내용과 다른 입장을 낸 것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유학 및 어학연수 비자 발급건수(D-2, D-4-1, D-4-7)는 ▷2021년 6만4천414건 ▷2022년 9만723건 ▷2023년 9만975건이다. 1년을 기준으로 전체 유학생의 9%를 확보해야 김 지사의 공약인 유학생 1만명 유치가 가능하다.

충북의 대학 수(대학교·전문대·기능대·교육대)는 17개다. 전국 대학 수는 361곳이다. 전국 대비 충북지역 대학의 비율은 4.7%다.

 충북도 관계자는 "K-유학생 제도 추진에 있어 현실적인 장벽이 높음을 인정하지만 도 입장에서는 지방대학 위기, 기업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며 "K-유학생 사업을 통해 비자발급 완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지역 각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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