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서희 세종취재본부

세종공동캠퍼스 조성공사가 파행을 겪고 있다. 시공사인 대보건설은 투입 공사비 증액으로 적자속에서 공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생각하고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입찰방식 자체가 시공책임형으로 공사비 증가는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대보건설은 돌관공사(긴급공사)를 통한 야간작업 등 개교 일정에 맞추기 위해 예상보다 많은 공사비를 투입했지만 LH에서의 공사비 보전이 안되면서 지난해 10월 17일 공사를 중단했다.

LH와 협의한 뒤 10여일만에 공사를 재개 했지만 대보건설은 "어떠한 진척사항도 없이 공사비만 더 투입되고 있고 적자가 300억 이상 나는 상황"이라며 지난 5일부터 일주일넘게 또다시 공사를 중단했다. 심지어 협력업체 직원 및 근로자들 60여명은 지난 12일 세종시청앞에서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공사재개 촉구 시위를 벌였다. 

4-2생 공동캠퍼스 조성공사의 논란의 중심에는 시공책임형(CMR) 입찰방식이 있다. 

CMR은 건설엔지니어링 면허를 보유한 시공사가 시공 이전 단계에 참여해서 설계검토나 공사비 추정, 공법검토, 설계 경제성 검토(VE, Value Engineering) 등 프리콘(시공 이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공까지 책임지는 수행 방식이다. CMR 방식을 활용하면 최대공사비 보증계약(GMP)을 통해 추후 설계변경에 대한 공사비 상승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LH가 인천 검단아파트에서 CMR 방식으로 진행했다가 설계 및 감리, 시공 전 분야에서 부실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게다가 CMR 방식은 물가변동에 의한 공사비 증가까지는 담아내지 못한다.

이 두가지 문제점 모두 표출된 건설사가 바로 CMR방식 공공건설수주와 관련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보건설이다. 대보건설은 지난 2020년에는 업계 7위였고, 2021년에는 공공건설 수주 랭킹 4위로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명성이 무너졌다. 대보건설은 인천 검단에서 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이른바 '순살 아파트'의 시공사업단 중 하나였고 이와 관련 국토부로 부터 지난달 1일 영업정지 8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영업정지 기간은 오는 4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다. 이때문에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대보건설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신서희 세종취재본부
신서희 세종취재본부

공사비 증가 보전을 주장하며 세종공동캠퍼스 공사를 발목잡고 있는 대보건설. CMR방식으로 업계 선두를 달리며 자본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을때와 달리 부실공사로 행정처분을 받고신용등급까지 떨어지자 국책사업을 볼모로 잡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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