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5일 20명 이상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앞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준비를 하고 있다. /신동빈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8개월이 지났다.지난해 7월 14일 집중호우로 미호강 임시제방이 무너지면서 범람한 강물에 오송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돼 14명이 사망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일어났다.

오송 참사가 발생하자 전국이 발칵 뒤집혔다.검경 수사에서 금강통제소의 미호강 범람 경고와 지하차도 침수 신고가 잇따라 사전에 막을 수 있었지만 재난당국의 위기관리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국민들은 장마철에 빗물이 아닌 강물이 지하차도에 유입돼 사람이 죽자 명백한 인재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사망자 유가족은 오송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으나 8개월이 지나도록 현재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미호천교 시공사 현장소장과 감리 책임자 2명 만 구속되고 5명이 불구속 입건됐을 뿐이다.

재난관리전문가들은 "오송 참사는 책임자 처벌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민간 부문이 협력해 사고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때마침 지난 13일 중부매일과 국가위기관리포럼·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국가위기관리 포럼 '기후위기시대, 궁평2지하차도 참사 재난관리 회고와 대책 토론회'가 충북대 학연산공동기술원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재은 국가위기관리포럼 상임대표는 토론회에서 "재난위기 관리는 처벌보다 협력과 연계, 지원과 조정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재난의 정치 쟁점화보다는 재난의 구조적 원인과 문제점을 찾고 대안과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노황우 국가위기관리학회장은 "책임자 처벌만으로는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기후 위기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며 "재난 공동 대응 네트워크 형성, 재난 상황 공유, 피해 복구 공동 협력 등 새로운 재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양기근 한국재난관리학회장은 "재난은 분열과 갈등보다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집단 지성과 정확한 원인 진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등 시스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제에서 오재호 전 국가위기관리학회장은 기후 위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지역 공동체 불평등 해소와 탄력성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 수립을 제안했다.권설아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재난안전혁신센터장은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상호 협력해 재난에 대응하는 포괄적 거버넌스 구축을 주장했다.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폐지하고 산업안전보건법 등 안전보건관계법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후위기시대 재난은 언제 어디서 일어날 지 예측이 쉽지 않다.설마가 사람을 잡는다.오송 참사와 강원도 산불이 그 증거다.정부는 장마 전까지 오송·이태원 참사와 같은 인재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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