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대표이사·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4월 10일 우리는 대의 민주주의 제도하에서 국민들의 대표자라 할 수 있는 300명의 국회의원을 다시 뽑게 된다. 정당들은 후보 공천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예비후보자들은 치열한 경선 경쟁에 돌입했다. 유권자들에게는 문자 폭탄이 날아오고 있으며 여론조사 참여 독려를 받고 있다.

그런데 유권자들의 마음은 불편하고 불안하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 국가와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을 생산하고 토론하며 담론을 만들어 가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는다. 선거판은 갈등과 혐오가 난무하고 있을 뿐이다. 정당과 후보 간에 서로 뜯고 뜯기는 전쟁터 같은 모습이다. 국민의 삶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기후위기 극복 방안과 같은 이야기들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선거판에서 기후의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들은 꾸준히 펼쳐지고 있다. 로컬에너지랩, 녹색전환연구소, 더가능연구소가 함께 '기후정치바람'을 시작했다. 2024년 국회의원 선거를 기후총선으로 만들고자, 지난해부터 대규모 조사와 분석을 통한 기후선거를 준비해 왔다. 전국 17,천명에게 여론조사를 시행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제시한 8개부문 172개의 조사분석 문항이 포함되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기후위기 국민인식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가장 심각한 사회적 도전과제'로 인구위기(58.3%) 다음으로 기후위기(20.0%)를 꼽았다. 이번 총선에서 제시된 기후위기 공약이 마음에 들면 정치적 견해가 다른 정당 후보에게 투표를 고려하겠다는 응답이 60%를 넘었다. 기후유권자는 기후의제에 대해 알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기후의제를 중심으로 투표 선택을 고려하는 유권자를 말하는데, 이번 조사에서 33.5%가 기후유권자 특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충북지역에서는 2022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기후·환경 의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시민사회 활동과 유권자들의 노력이 더욱 체계화 되었다. 충북지역의 녹색활동가와 환경전문인들의 연대협력기구인 충북녹색전환포럼이 발족했고, 충북녹색전환포럼을 중심으로 지방선거 후보들에 대한 정책공약 제시 및 후보자들의 답변결과 발표 등 유권자 캠페인을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기후위기 극복과 녹색전환을 위한 충북지역 10대 과제를 도출하고 지역사회에 제안하였다. '탄소중립 실현, 202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자원순환 및 순환경제 활성화', '지역에너지 전환과 에너지자립률 제고', '물환경 개선과 물권리 확보',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과 숲생태계 보전', '대중교통 및 녹색교통 활성화', '환경친화적 농업 확대 및 농식품체계 개선', '무분별한 토지개발사업 억제', '건축·주거환경 개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치시대 개막', '녹색실천을 위한 참여협력체계 구축'이다. 충북녹색전환포럼은 선거 이후에도 충청북도와 정책협의를 지속해왔다.

충북녹색전환포럼은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기후총선 또는 녹색총선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충북의 유권자들 속에도 30% 가량의 기후유권자가 존재하고 있는 만큼 더욱 의미있는 활동이 될 것이다. 충북의 8개 선거구의 국회의원 후보에 맞는 기후정책을 제안하고 동의와 반영 여부를 취합하고 그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유권자들의 판단과 선택을 돕는다는 구상이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대표이사·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염우 풀꿈환경재단 대표이사·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의미 있는 시도에 그치지 않고 총선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기후유권자는 스스로가 기후유권자라는 점을 공표하고 정당과 후보들의 기후공약을 분석하고 투표로 표출해야 한다. 둘째 정당과 후보들은 기후유권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과 공약을 준비하고 제시해야 한다. 유권자와 후보자가 함께 노력해야 지속가능한 세상의 가능성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

#세상의눈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