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 사망 후 시신 기증 선언
"지역병원, 빅5 능가하도록 운영"
충북대 교수들 "24일 이후 행동"

전공의 집단사직이 예고된 20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청주의료원, 충북대병원, 청주성모병원 등을 잇따라 방문해 비상 진료대책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은 청주의료원을 찾아 병원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 충북도 
전공의 집단사직이 예고된 20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청주의료원, 충북대병원, 청주성모병원 등을 잇따라 방문해 비상 진료대책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은 청주의료원을 찾아 병원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 충북도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가 '의대생 해부학 실습을 위해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겠다'며 충북 의과대학 교육여건 개선 노력에 대한 진정성을 보였지만, 충북대 의대 교수들은 '의사 전체회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며 강경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김 지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세상을 뜨면 시신을 충북 의과대학에 기부하겠다"며 "이는 의대생들의 해부학 실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부학 교실 시신을 기증받는 운동을 전개하고, 대학에 제공하는 안이 어떨까 (구상 중)"이라며 "의대정원 확대에 따른 혼란이나 의학교육 부실 우려 문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사 출신인 김 지사는 구체적인 교육여건 개선 계획도 제시했다.

그는 "증원된 의대생들이 의학교육을 받기 시작하기까지 3년(본과 2학년)이라는 시간이 있다"며 "이 기간은 2년의 예과와 1년의 기초의학 학습기간으로 예과 2년 동안은 기초과학을 교육을 위한 시설과 인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대생이 본과 1학년에 진입하면 해부학, 조직학, 생화학, 생리학, 병리학 등을 배우게 되는데 이때를 대비해서 정부는 지난 20년 전부터 시행해온 MRC(Medical Reserch Center)의 예산과 인력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입장발표는 전국 최대 규모로 증원된 충북 의대정원 관련 의학교육 부실 및 의사 수준 하락을 우려하는 의료계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대학병원 교수 이탈을 막기 위한 유인책도 제시했다.

김 지사는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및 AI를 통한 희귀병치료, 신약계발 의료사업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고 우수인재가 충북으로 유입되는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가장 실효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빅5 병원이 전국 환자를 독점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깨기 위해 충북대병원과 건국대병원이 서울 빅5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병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모든 행정재정 역량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지사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의대 교수들은 강경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오후 5시 30분께 최중국 충북대병원 교수회장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재규
13일 오후 5시 30분께 최중국 충북대병원 교수회장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재규

최중국 충북대 의대 교수회장은 "오는 24일 전국 의사단체 전체회의가 끝난 후 향후 대응책을 공개하면 따를 것"이라며 "충북대 비대위나 교수회에서 따로 단체 움직임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의사협회와 전국의과대학교교수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은 정부 의대정원 증원 발표에 따른 대책회의를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대 의대 교수의 80%는 지난 18일 '정부가 전공의들을 사법조치할 경우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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