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는 한일사 Ⅰ.Ⅱ / 사계절

한국과 일본의 역사 교사가 함께 쓴 한일공동역사교재가 출간됐다.

사계절출판사는 지난 10일 전근대사를 다룬 최초의 한일 공동 역사책 ‘마주 보는 한일사 ⅠⅡ’를 펴냈다.

지난해 '조선통신사'와 '미래를 여는 역사' 등 한국과 일본의 공동작업의 결실이 있기는 했지만 인식 차이가 큰 고대사와 왜구 문제, 임진왜란 등 서로의 입장 차이가 첨예하고 미묘한 문제들까지 포괄해 5000년 한일사를 최초로 저술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한일관계사를 다룬 책들이 한국과 일본을 막론하고 '자국사'의 시각에서 쓴 것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양국 교사들이 토론을 거쳐 형성한 공통의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국사’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책은 29명의 필진들이 18개 주제 35개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한국 전국역사교사모임 18명과 일본 역사교육자협의회 11명이 참여해 각 주제별로 한국과 일본 필자가 짝을 이뤄 하나씩 담당해 써내려갔다.

한국과 일본에서 출토된 고고학적 유적과 유물을 통해 양국 선사시대 문화의 닮음을 확인하게 된다면 서로의 의견 차이가 큰 왜구 문제에 대해서는 각자의 입장에 따라 원고를 씀으로써 양측의 입장 차이를 명확히 파악하도록 돕는다.

교사가 마치 수업을 하듯 쉬운 구어체 문장으로 쓰여진 것도 책에 대한 친밀감을 높인다. 사진과 그림, 삽화와 지도, 연표, 표, 그래프 등 보조 자료를 최대한 활용해 중고등학생은 물론 역사에 기초 지식이 부족한 대학생과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다.

한국 고려시대와 일본 가마쿠라막부 시기 불교의 발전상을 비교하는가하면, 몽골제국의 침략에 맞서 고려와 일본이 각기 어떻게 대처했는지, 조선시대 지배층 양반과 에도시대 지배층 무사의 생활상은 어떠했는지 또한 비교해 볼 수 있다.

백제와 일본의 미륵상, 마치 같은 사람이 설계한 듯한 당의 장안성, 발해의 상경성, 신라의 경주, 일본의 헤이조코의 평면도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한글과 가나의 탄생, 한국의 온돌과 일본의 다다미, 한일 민중 문화의 꽃인 한국 탈춤과 일본의 가부키에 대한 내용도 수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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