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서적 번역한 산부인과의사 선한규씨

청주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만족스런 성생활을 위한 성의학 서적을 번역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충북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 이화산부인과 선한규 원장(50)으로 최근 성의 역사에서 성기능 장애, 성애술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입장에서 알아야할 성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수록한 애니 후퍼의 '성의학sexopedia'(도서출판 한미의학)을 번역 출간했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모든 연령대의 사회 각계층 수만 명의 여성들을 만난 선 원장은 '성생활은 보편적인 것임에도 대부분의 여성들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돌보는데 생을 바쳐왔을 뿐 자신의 성적 권리와 즐거움을 발견하는데는 소극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책을 번역하게 된 배경도 많은 여성들로부터 성에 관한 기본적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책을 권해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됐다. 따라서 이 책은 그릇된 성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고 모든 여성들이 행복한 성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안내서 역할을 담당한다.

'여성의 권리가 존중되는 병원'을 표방하고 있는 그는 '성의학'이 잘못된 신화와 성에 대한 오류를 정정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그는 여성의 권리 신장은 침실에서부터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적 욕구 장애, 성적 흥분기 장애, 오르가즘의 장애, 질 경련, 성교 곤란 등 여성의 35%가 성기능 장애를 갖고 있는 오늘날, 만족하지 못하는 성생활은 강간이라는 개념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많은 남성들이 성 생활 문제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여성들은 마땅히 치료받을 곳도 없고 치료해줄 의사도 없는 현실, 대부분의 남성들이 여성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점도 여성 권리 찾기의 장애요인으로 지적했다.

그는 올바른 성생활이 부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정의 행복도 보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기 위해선 상대방을 만족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성적 만족감을 증대하는 방법에도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것. '여자도 성에 대해 요리 이상으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일반적으로 사회가 규정한 아름다움의 기준에서 벗어나 여성들 스스로 자신의 몸을 긍정하도록 돕는 것도 이 책이 주목받는 이유다.

"슬프게도 많은 여성들이 여성의 몸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보지 못합니다. 자연스럽지 않은 마른 몸매를 가지고자 밥을 거르고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고 생리 주기를 깨뜨리고 에스트로겐 레벨을 줄이면서 결과적으로 우리는 행복하지 않고 불만스럽게 됩니다."

선 원장은 건강한 성생활의 열쇠는 건강한 신체라는데 방점을 찍는다. 성행위 느낌보다 어떻게 보이는가에 더 신경을 쓰는 강박에서 벗어나라는 충고다.

'만족스러운 성생활이 생명을 연장시키고 혈압과 스트레스를 줄이며 심장과 면역체제를 강화시킨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살아 숨쉬는 성'의 문제를 풀어가는 길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그는 대중 강좌와 사이버 공간을 통해 성 상담을 진행한다. 그가 운영하는 카마수트라카페(http://cafe.daum.net/cjobgy)에서는 성을 둘러싼 두려움과 신화, 오해, 우려, 고민, 욕망, 필요, 기쁨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다.

이화여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선한규 원장은 가톨릭의과 대학 외래교수로 재직하며 청주에서 섹스테라피 전문병원인 이화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다.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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