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충북도 CEO' 정우택 지사

▲ "내년 2/4분기에는 아마도 충북도민들이 실질적 체감적으로 투자유치의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정우택 충청북도지사.
'주식회사 충청북도 CEO'로서 정우택 지사를 만났다. 민선 4기 취임 이후 지난 1년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그는 경제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의 경영철학과 충북의 현재, 미래 충북의 비전을 들어봤다.

그는 정치가와 행정관료가 아닌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아마 종합병원 의사가 되어 암이나 아토피 정복을 위한 연구에 몰입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낙선후 벤처기업 대표를 잠시 해 본 적은 있으나 CEO 경력으론 약하다면서도, 확실하고 솔직하게 충북 CEO로서 철학과 소신을 밝혔다.

"미래를 창출하는 사람만이 CEO형 도지사다. 미래는 그냥 얻어지는게 아니고 늘 준비하고, 선점하는 자가 이긴다. 충북은 앞으로 10, 20년을 내다보고 차별화된 산업화의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 BIG 충북은 BT, IT, GT(환경공학)에다 물류 국제 중심지로의 업그레이드를 의미한다. 오송생명과학단지는 좋은 바이오 인프라를 구축, 바이오 메카의 유리한 여건을 갖고 있다. 하이닉스 유치도 결정적이다. 2010년 이후에는 매년 4조원짜리 공장이 하나씩 생긴다. 어마어마한 일이다. 청주공항 활성화로 중국시장의 물동량을 잡아야 한다. 작지만 강한 충북은 스위스의 산업화와 싱가포르의 효율성을 벤치마킹한 모습이다"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취임 1년을 어떻게 자평하는가.

"경제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공짜가 아니다. 임기 4년중 1년만에 100점 받았다면 올바르지 않다. 지난 1년은 워밍업 기간으로 도민들께서 90점 이상을 주시지않을까 생각한다. 공무원들의 생각을 바꿔가고, 행복한 도민이 되고자 하는 열정을 심어주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마 내년도 2/4분기에는 도민들이 실질적 체감적으로 투자유치의 효과를 느끼시지 않을까 싶다"

▶내년도 2/4분기 체감경기 호전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경제란 생산과 소비, 유통이 결부된 것이다. 경제특별도의 목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창출, 소비활성화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패러다임이다. 기업유치 목적은 일자리 창출에 있고, 공장이 지어지면 고용이 이뤄진다. 내년 2/4분기에 8조7천억을 투자한 하이닉스 공장이 준공되고, 약 1천800명의 신규인력이 고용된다. 충북이 하이닉스가 필요로하는 맨파워를 갖추는 게 중요한 일이다. 지금도 24시간 하이닉스 현장의 공사가 진행중이며, 하이닉스 공장 주변 식당들은 호경기를 누리고 있다고 듣고 있다".

▶맞춤형 인력양성 계획은 무엇인가.

"기업유치로 고용 창출이 눈에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한 기업체, 대학, 교육청, 충북도간 네트워크을 구축하고 시스템을 가동중이다. 하이닉스가 이미 밝힌 분야별 필요 인력을 키워내는 것은 교육과 대학의 몫이다. 충북도는 네트워크을 활성화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 100% 충북에서 인력을 공급할 수는 없고 최소한 30%는 지역에서 채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되도록 한 사람이라도 더 채용될 수 있도록 대학 총장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임금 등 도내 다른 기업들의 열악한 근무조건에 따른 인력난 해소방안은.

"사회는 하이클래스만 존재할 가치가 있는게 아니다. 이왕이면 협력기업을 포함한 우량 대기업 유치가 좋지만, 고용면에선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의 효과가 더 크다. 실업계 고교생이 졸업후 바로 자신의 능력에 맞춰 취업할 수 있도록 중견·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유치하는 등 다양한 기업 스펙트럼을 형성하려고 한다. 아울러 맞춤형 4대 클러스터에 맞는 기업들을 추려 취업기회를 넓히고자 한다.

▶(주) 충북도의 CEO로 가장 큰 애로는 무엇인가.

"도청 공무원의 내무 공무원적 일반적 속성을 탈바꿈하는게 힘들었다. 생각을 글로벌라이즈화하고 제도를 바꿔야 점프할 수 있다. 일부 시민단체, 일부 계층이 생각을 공유못해준 것도 아쉽다. 도가 제시한 로드맵을 적극 홍보해 도민들과 열정을 공유해야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FTA 체결로 농업이 상당한 고전을 받을까 우려된다"

▶전통산업이나 기존업체의 상대적 소외감에 대한 견해는

"누가 말을 만드는 것 아니냐. 지난해 기업인 예우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기업인의 여권은 3일만에 발급해주고 있다. 신규만 혜택이 있는게 아니고 기존 공장을 증설하거나 재투자할 경우 50억원을 지원하는 등 비수도권 기존 투자기업도 똑같이 인센티브 주고 있다. 무슨 소외감을 주는지 그 회사 말 좀 해달라"

▶현장에선 아직도 문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그럴수 있다고 본다. 공무원들이 더 바뀌어야 한다. 충분히 바뀌지 않았다. 기업애로지원센터나 기업 옴부즈만제도를 운영하고 하고 있으니 흡족하지 못한 예도 있을 것이다. 1년밖에 안됐으니 조금 여유를 갖고 충북의 변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 전국 16개 광역 시도중 처음 시행하는 이수데이(매월 두쨋주 수요일 기업체 방문) 행사일환으로 지난달 진천의 백산 OPC 기업을 방문했다. 진입로 점멸등 설치와 하수처리시설 등 건의사항을 전달받고 진천경찰서장과 전화로 협의해 4시간 만에 해결책을 찾았다. 감사 편지를 받고 스스로 놀랄 정도로 만족해했으나 앞으로 기업의 애로사항에 좀 더 귀를 기울이겠다.

▶충북도를 경영하면 부정적인 조직원은 어떻게 끌고 가나.

"경영의 최고 경쟁력은 사람이다. 공무원도 맨파워가 제일 중요하다. 지사의 통솔범위는 국장급과 과장급중 주요 보직은 국한된다. 6급 이하 다 알지 못하고 일도 잘 모른다. 이를 보완하기위해 팀제를 도입, 오는 10월이나 11월이면 적어도 분기별, 반기별로 성적을 매길 수 있다. 은행 지점장 150명의 성적표는 그날 그날 나온다. 우리 공무원도 그렇게 될 날이 멀지않았다. 강제퇴출제를 도입하지 않아도 성적만 발표되면 지지않기위한 경쟁력이 확보될 것으로 본다. 2010년이면 공무원 조직은 사기업 버금가는 목표달성의 성과를 낼 것이다."

▶문화산업에 대한 비전은 무엇인가.

"직지를 제외하면 충북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없다. 문화와 관광이 결부되는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내년도 한국관광총회 개최을 계기로 지역별 문화상품 개발 등 문화관광 산업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

▶평소 중국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앨빈 토플러도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중국이 한국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칟경제 지도자라면 중국의 실력자들과 교류가 있어야 한다. 8월 중순께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를 만날 계획이다. 청주공항의 북경노선 신설을 중국항공공사 총재를 비롯한 유력 인사와 협의해 금년내나 내년 북경 올림픽전에 해결할 생각이다"

▶(주) 충북도 CEO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분명한 목표와 비전을 갖고 추진력이 있다. 일단 목표가 설정되면 조직원과 공유해 드라이브를 강하게 건다. 단점은 합리적으로 옳다고 판단한 것은 잘 설득당하지 않는다. 김양희 국장건이 대표적 케이스다"

▶일과 가정생활은 어떻게 균형을 맞추고 있는가.

"대학 졸업후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30여년 동안 늘 불균형의 연속이다. 지사가 되어서는 더 바쁘다. 1주일에 한 번은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는게 집사람의 소원이나 아직 못하고 있다"

▶여름철 즐겨먹는 보양식은

"삼계탕, 된장찌게, 매운탕을 좋아하고 가끔 사철탕도 먹는다. 잡곡 쌀밥을 된장과 함께 호박잎에 싸먹는 게 가장 좋다."

이날 인터뷰에서 정 지사는 학비 마련을 위해 구두닦이나 신물배달을 하지않고 공부만 잘 하면 되는 유복한 환경에 자라, 그동안 배운 바를 사회에 환원하고자 정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권도전에 대해서도 지금의 동서 대결이 언젠가는 중부권의 인물을 필요로하지 않겠느냐며 자신은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목표론과 상황론을 절충한 타입이라고 말했다. 도민들이 임기 4년을 긍정적으로 판단해주신다면 재도전할 의사가 있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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