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철이면 개(犬)들은 보양식으로 수난을 당하지만 또다른 수난도 있다. 휴가철을 맞아 슬그머니 버려지는 애완견의 수난이다. '애지중지'하던 애완동물이 순식간에 '애물단지'가 되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예뻐하다가도 싫증 나면 쉽게 버리는 생명경시 때문이다.

이렇게 버려진 애완견들은 수의사의 검진을 받은 뒤 바로 유기견보호소로 보내진다. 질병이 있을 경우 바로 죽음을 맞고 대부분 한달 뒤 안락사된다.

충북 청원군 내수읍에 있는 도내 유일의 유기견보호소에는 60여 마리의 크고작은 유기견들이 생활하고 있었다. 병이 들어 털이 다 빠진 유기견, 흙탕물을 뒤집어 쓴 듯 지저분한 유기견, 생후 두 달밖에 안된 어린 유기견, 주인이 입혀준 옷을 여전히 입고 있는 유기견 등 다양하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주인을 기다리는 애처로운 눈빛.

35도의 찜통더위 속에서 이들은 냄새 나는 비닐축사에 갇힌 채 거의 방치되고 있었다. 담당 수의사도 '보호'가 아닌 '관리'일뿐이라고 표현했다.

이 유기견관리소는 지난 2005년 2월부터 청주시에서 위탁을 받아 마리 당 7만7천원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타 지자체에 비해 절반 수준이라며 '자랑'했지만 관리 및 환경도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어차피 버려진 개'인데, '어차피 죽을 개'인데 라는 시각은 위험하다. 그들도 살아 숨쉬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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