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제갈량은 자신과 가장 절친한 친구인 마량(馬良)의 동생인 마속(馬謖)이 군령을 어기는 바람에 참패를 당하자 군율을 어긴 죄로 목을 베고 말았다.

마속이 처형되는 날 제갈량은 " 마속은 훌롱한 장수다. 그러나 개인적인 정(情) 때문에 균율을 어긴다면, 마속이 지은 죄보다 더 큰 죄를 짓는 것 " 이라며 통곡했다.

이는 큰 목적을 위하여 자기가 아끼는 사람을 버릴 수 있다는 뜻으로, 십팔사략(十八史略), 촉지(蜀志)에 나오는 고사성어 읍참마속(泣斬馬謖)이다.

제천시의회 모 의원이 한밤중에 동사무소에 들어갔다 경찰과 방범업체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던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는데도 불구,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요즘 호사가들 사이에 해괴망측한 근거없는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당시 집행부는 "어떻게 동사무소 문이 열렸는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했으나, 어찌 된 일인지 한달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 이다.

동료의원이 술에 의해 실수를 했건, 어찌됐건 간에 시의회는 명예 회복차원에서라도 특위를 구성하던지, 아니면 즐겨 사용하는 5분 발언을 통해 공식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을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이때문에 최근 공무원들의 하극상 음주추태, 감사반원 폭행 등 있어서는 안될 일이 속출했는데도 불구하고, 시의회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전직 시의원 모임인 의정회도 지난달 말 시 홈페이지에 " 모 의원이 야간에 공공청사에서 보이지 말아야 될 모습으로 경찰과 보안업체 직원에게 적발됐으나 은폐에만 급급해 시의원으로서 품위를 잃었다 " 며 " 해당의원은 실명과 함께 전말을 공개 및 사과해야 한다 " 고 촉구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시의회는 읍참마속을 되새겨 야 할 것이다.

의원 모두가 내 식구 감싸기와 더불어 의정비 인상에 만 눈독을 들인다면 유권자들의 냉정한 심판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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