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구철 / 충주주재
(주)충주호관광선이 정원을 초과한 채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수차례 사전 확인을 거쳐 지난 27일 동료 3명과 함께 청풍나루와 장회나루를 왕복하는 선박에 승선했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1층과 2층, 옥상 3팀으로 나눠 승선해 있는 인원을 파악, 1층에 120명, 2층에 340명, 옥상에 440명, 도합 900여명이 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정원이 464명인 선박에 두배에 가까운 900명이나 승선을 시킨 것이었다.

지난 1994년 선박 화재로 무려 29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부상을 입는 대참사를 기록한 회사에서 아직까지 버젓이 정원초과 운항을 하고 있다는 것은 큰 충격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만성적인 적자운영 때문에 성수기에만 어쩔 수 없이 정원을 초과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안전을 담보로 했다는 극에 달한 안전불감증에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이 회사는 다음날인 28일에도 정원을 초과해 운항한 것이 취재원에 의해 확인됐다.

이후 회사측은 주변 사람들을 통해 "충분히 인사를 하겠다"는 등의 감언이설로 무려 10여 차례나 기자에게 회유를 시도했다. 회사 대표자가 직접 신문사로 찾아와 잘 봐 달라며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도가 나간 29일 회사측의 입장은 돌변했다.

회사측이 현장 점검을 위해 방문한 해당 기관의 관계자에게 정원초과 사실을 부인한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다.

만약 정원초과가 사실이 아니라면 회사측은 허위사실을 보도한 기자를 사법기관에 고소하는 것이 마땅하다.

기자를 상대로 회유만 시도하다 결국 보도가 되자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94년 대형참사가 아직도 기억에 선한데 회사측은 승객들의 안전은 뒤로한 채 얄팍한 상술에만 눈이 어두워 양심을 속이고 있다.

지금도 충주호에서는 13년 전 안타깝게 비명 횡사한 수십명의 원혼들이 편히 눈을 감지 못하고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