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지 / 제2사회부
10월의 마지막밤은 전국 기초자치단체마다 열기로 가득했다. 지방의원들의 의정비가 확정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청원군의원들의 의정비 인상률은 91.6%로 충북 전체에서 2위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도 상위권이다.

안에서는 재정자립도 운운하며 의정비 인상에 대한 합리화를 꾀하고 있지만 밖에서는 다소 소신있는(?) 인상률에 놀라는 눈치다.

관심있는 주민들은 의정비 확정안이 청원군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지난달 16일부터 8일간 실시된 청원군의회 의정비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군에서는 공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민의 뜻을 최소한이라도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의구심으로 재차 자료를 요구하는 기자에게 군 관계자는 "군의 소관이 아니며 심의위원들 10명의 동의가 있을때만이 공개하겠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는 그나마 인상해야 한다는 여론이 70%이상이었다는 소스만 던져줄 뿐 확정된 의정비와 군민의 뜻이 일치하냐는 질문에는 굳게 입을 닫았다.

'말하나 말하나마나 편집되는 너는 말을 하나마나…'

주말저녁 리얼 버라이어티쇼를 표방하며 안방극장을 점령한 오락 프로그램중에 나왔던 노래의 일부분이다.

확정된 의정비가 군민의 뜻을 얼마만큼 반영했을지 의문스럽다. 하나마나한 형식적인 여론조사는 아니었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슬그머니 고개를 드는 것이다.

온라인 설문조사 당시 일부 군관계자가 말한 "재정자립도가 낮은 군일수록 군민중 인터넷 할 줄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냐" 는 자조섞인 넋두리가 새삼 가슴에 와닿는다.

이번 확정안을 통해 허점많은 설문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성심성의껏 답변했을 군심(郡心)이 멍들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정보공개청구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경찰출입기자의 우스개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 ejpark@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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