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에도 충북도교육청 교육감실은 시끄러웠다.

교육과학기술부의 4·15 학교 자율화 조치 이후 농성, 기자회견, 항의방문과 고성은 일상이 되고있다.

이날도 그랬다.

학교자율화조치 철회와 고입 연합고사 부활저지를 위한 충북도민대책위는 이날 교육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감실을 방문했다.

이날도 교육감은 충북도의회 임시회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워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1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직원인 비서실장간 오간 대화는 이렇다.

▶회원= "지역주민이 뽑은 교육감을 만나는게 이렇게 힘드냐", "면담 일정을 잡아달라. 언제 오면 만날 수 있겠느냐"

▶직원= "아침마다 아파트 관사 앞에서 시위하는 것이 정당한 것이냐", "관련 부서 실무자를 부르겠다"

▶회원= "실무자가 아니라 교육감을 직접 만나야 한다", "교육감이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빨리 일정이나 잡아라"

기싸움에 질세라 사뭇 격앙된 목소리가 오가던중 작은 키에, 뿔테 안경을 쓴 한 회원이 차분히 말문을 열었다.

▶회원= "무리나 억지를 보이지 않겠다. 대표 2∼3명이 합리적으로 조용하게 우리의 주장을 밝히겠다. 교육감님 말씀이 옳으면 수용하겠다"

▶직원= "대표자 명함을 달라. 교육감님과 상의한 뒤 일정을 잡아 연락드리겠다"

10여분의 고성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최근 읽은 '대화의 기술'이란 책에 인상적이 구절이 있어 소개한다. '단호한 것과 공격적인 것을 구별하자. 즉, 공격적이지는 말자. 단, 단호해져야 한다'

교육청과 시민사회단체 모두 스스로를 약자로 생각해 강해져야 한다는 피해감에 사로 잡힌 것은 아닐까. 그래서 더욱 공격적인 것은 아닐까.

/ addpark@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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