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형석 / 경제부
지난 9일 청주의 사직시장과 북부시장 두 곳의 재래시장을 취재차 들른적이 있다.

이곳의 상인들은 10년전 이마트 청주점을 시작으로 홈플러스, 홈에버 등 청주시내 곳곳에 들어선 대형마트로 인한 고객이동과 최근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고통을 겪고 있었다.

불과 수 년전만 하더라도 동네에 대형마트 하나가 비집고 들어오면 '서민경제 죽인다'는 비난이 화살처럼 쏟아졌다.

소규모 재래시장 안의 상인들은 장사를 포기하며 시장을 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대형마트와 가격 경쟁을 하느라 영세상인들은 곡소리를 냈다.

그렇게 달갑지 않은 대형마트가 최근에는 고물가 시대를 맞아 '또 내렸습니다', '생필품 기획전' 등 광고를 한다.

대형마트에서 매주 나오는 전단을 보고 있자면 마치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 오면 버텨낼 수 있다'는 듯한 태세다. 재래시장 등 다른 어떤 곳에서도 절대 그 가격에 살 수 없는 상품을 대형마트는 365일 내내 싸게 판다고 한다. 이 정도면 재래시장만을 가던 사람들도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릴 정도다.

지난 11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청주를 방문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형마트의 입점으로 소상공인과 재래시장 상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대기업들이 대형마트를 건립하기 위해 추가로 확보해놓은 부지가 전국에 100여곳에 달할 정도로 많아 지역 상권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재래시장을 포함한 지역상권은 지역 곳곳에 들어서는 대형마트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오창에 홈플러스가 입점할 예정이라고 한다. 청주에만 다섯 곳이다.

대형마트 무분별한 입점은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을 일으키고 지역 전업종의 침체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지역상권의 붕괴, 실업증대로 이어져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역에 전가시킨다.

지역에 들어선 대형마트는 재래시장 보호와 지역 생산품 매입 등 지역 상권과 상생해야 한다. 더불어 지역 주민들도 지역 상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를 기대해 본다.

/ ko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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