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병철 / 단양주재
삼한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지며 제천 10경 중 제 1경인 의림지.

제천시민의 자존심이며, 寶庫(보고)라 할 수 있는 의림지가 언제부터인가 원칙도 없이 무분별하게 개발되자 제천 토박이들을 위시한 뜻있는 시민들의 비판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파크랜드, 이벤트홀, 청소년수련원, 피재골을 가로지르는 명암으로 연결된 도로 등등 …

명암도로가 개설된 이후 제천지역에서 자연산 송이가 가장 많이 났던 용두산에서는 이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송이를 볼 수가 없게 됐다. 이 판국에 최근 제천시가 관광안내소 및 매점이 갖춰진 건물을 화장실 코 앞에 신축키로 하고 공사를 시작해 또다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시는 지난해 말 화장실에서 수십미터 떨어진 지점을 후보지로 정하고 기초공사를 시작했으나, 일부 시민들이 건물이 들어설 경우 의림지를 가린다고 반발하자 그만 공사를 중단하고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누를 범했다.

이후 제 2후보지로 정한 곳이 바로 파크랜드 맞은편 화장실과 불과 2, 3m 떨어진 곳.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 건축사가 이곳을 최적지로 결정했다고 한다.

제천지역에도 대학교수를 비롯해 역사학자, 문화예술인, 의림지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수없이 많은데 왜 하필 서울에 있는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는지…

서울의 건축사에게 자문을 얻었다는 것이 결코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처음 결정한 위치가 잘못됐다면 다음에는 제천지역의 전문가 또는 시민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론화 시켜야 당연한 것 아닌가?

지금까지 애정을 갖고 의림지를 아끼며 관심을 가졌던 당사자가 과연 누구였는지 담당 공무원에게 묻고 싶다.

파크랜드, 청소년수련원 등이 의림지에 들어설 수 있도록 어느 누가 이같이 과감한 결단(?)을 내렸는지 훗날 우리 후손들은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다.

/ bcsu@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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