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 대형업체 잠식 심각… 경영악화 '위험수위'

지역 건설업계의 경영난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특히 충북건설업체들은 올들어 공공부문 공사물량 감소와 업체 과포화, 타지 대형업체 지역시장 잠식 등으로 지역 건설업계가 극심한 경영난에 허덕이면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지역 건설업체 경영난 위험수위=12일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에 따르면 2008년 9월말까지 도내 건설업체의 공사 수주현황은 총 420건에 5천865억7천600만원으로 2007년 9월 650건, 8천405억6천700만원에 비해 건수는 34.1%, 금액으로는 30.2%가 감소하고 있다.

실제 충북도회 회원사의 낙찰현황을 보면 381개 회원사 가운데 52.7%에 해당하는 201개사가 단 한 건의 공사도 수주하지 못했으며 그나마 50억원이상 수주업체가 18개사에 그쳤고 10억 이하 소규모 공사를 수주한 업체가 96개사로 53.4%에 이르고 있어 건설업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처럼 지역 중소건설업체가 공사를 수주하지 못해 고사위기에 몰려 있는 것은 SOC투자의 감소 및 BTL사업의 확대 등 공공공사의 물량이 축소됐고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잇따라 시행되면서 민간공사 부분도 침체 국면을 면치 못하는 것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한 가뜩이나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지역에서 발주되는 대형공사의 경우에도 지역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다수 발주기관이 지역업체 참여를 배려하고 있는 반면에 지역건설업체 참여를 외면하는 기관이 있어 건설업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실례로 지난 9월 26일 농협중앙회에서 발주한 '음성축산물공판장신축공사(공사금액 539억원)'의 경우 참가자격조건이 위법은 아니지만 지역건설업체 참여를 배제지역업체의 반발을 산 반면에 10월 7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발주한 '경부고속철도 제6-4B공구 노반시설공사(공사금액 1천300억원)'의 경우 지역업체 참여가 가능하도록 해 가뜩이나 어려운 수주여건에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형공사 타지업체 시장잠식 심각=특히 학교·문화시설 등 주요 공공사업 추진 방식이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으로 전환돼 입찰 기회마저 얻지 못하는가 하면 최저가낙찰제 대상공사도 더욱 확대되면서 지역업체의 입지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또 타 지역 대형업체의 시장 잠식도 가속화, 도외업체의 평균 수주 점유율이 무려 60대%에 이르면서 지역업체의 직접적인 경영난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 건설업체의 한 대표는 "공사 수주를 한 건도 하지 못한 채 과다하게 부금을 지급하고 하도급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부 업체들은 업종 변경을 고려하거나 공사가 수주될 때까지 직원들을 방출해야 할 입장에 처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회 관계자는 "정부는 지자체별로 SOC사업을 확충하고 신규사업을 늘려 '일감 부족'으로 '설 땅'을 잃어가고 있는 지역 건설업계의 활로를 열어주어야 한다"며 "대형공사의 분리발주로 지역업체의 참여기회 확대방안을 강구, 지역 건설경기를 회생시켜야 하며 업계 스스로도 전문화된 '틈새시장'을 겨냥, 경쟁력을 기르고 구조조정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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