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추진하는 유관순열사 동상 공모에서 심사위원 선정절차와 심사상 의혹이 제기됐다.

천안시의회 장기수의원은 지난달 30일 사적관리소에 대한 행정감사에서 유관순열사 동상 선정작에 대한 각종 의혹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장 의원은 "지난 9월 17일 열린 유관순 열사 동상 우선협상대상작 심사에서 표준 영정에 준해야 한다는 공모지침에도 어긋났다"며 "기본적인 얼굴도 전혀 닮지 않은 작품이 선정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선정작의 유 열사는 외손에 태극기를 들고 있지만 동일 작가가 설치한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에는 오른 손에 들고 있다"며 "평소 입지 않은 옷과 신발 등 최소한의 고증도 안된 작품이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문제가 된 선정작은 국가 상징인 태극기를 바닥에 깔고 있어 유열사를 반민족적 인사로 매도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선정작에 대한 각종 질타가 이어지는 과정에 심사위원 선정의 결함도 드러났다.

시는 당시 공고를 통해 시 관계자 1명과 외부 전문가 7명 등 8명이 심사위원으로 구성했고 객관적 지표 10점과 주관적 지표 70점, 입찰가격 20점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심사위원 중 고증전문가를 배제했고 주관적 지표에서 가장 비율이 큰 역사적 고증 점수도 15점에서 10점으로 변경해 의혹이 증폭됐다.

장 의원은 "시의원을 심사위원으로 선정할 때에는 시의장에게 추천 의뢰토록 하는 가장 형식적 절차도 무시했다"며 "시가 자의적으로 A시의원을 선정한 것을 보면 다른 참여위원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미뤄 짐작된다"고 밝혔다.

특히 장의원은 "시가 유 열사의 영정을 심사한 충남대 B교수를 포함해 외부평가위원 예비명부를 21명을 확보했음에도 B교수를 배제했다"며 "따라서 고증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고 배점도 낮게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심사위원 중 고증 전문가가 없어 차라리 창의성에 점수를 많이 주었다"며 "외모와 옷, 신발 등도 창의성에 의거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장의원은 "공모 심사에서 배점을 바꾸는 사례는 단한차례도 없었다"며 "심사위원들도 자의적으로 시가 선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사업비 6억 6천만원이 투입되는 유 열사 동상은 지난 9월 경기도 성남시 문병식(43)씨의 작품 '유관순 열사 상'이 우선협상대상 작품으로 선정됐으며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 심의중이다. 송문용/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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