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호 '내 안의 가족'

송세호 작가의 다섯번째 개인전은 이렇게 다른 물성이 만나 물질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을 빛을 통해 이상적인 느낌으로 조화롭게 형상화하고 있다. '내 안의 가족'을 주제로 전시되는 송 작가의 작품들은 인체의 형태를 빌려와 사람의 형태를 표현하고 있다.

200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작가는 지금까지 인체를 형상화하는데 몰두해왔다. 초기에는 여체를 중심으로 브론즈와 테라코타로 표현했고 이후에는 나무를 깎아내 인체 내부에 또 다른 공간을 표현하거나 일부를 변형시켜 새로운 조형성을 실험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작에는 가족에 대한 연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자에서 엄마로 변해버린 아내의 몸, 온 가족을 끌어 담고 있는 작가의 손, 정수리에서 파열되고 가슴에 구멍이 난 얽히고 뒤틀린 사색의 몸이 바로 그것이다.

작품만 하는 송 작가에게 뭔가를 요구하듯 손을 벌리고 약간 신경질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아내를 받치고 있는 것은 장미 모양의 스테인레스 스틸이다. 장미와 아내 앞에 선 남편인 송 작가는 스테인레스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가족과, 또 관객과 소통의 장을 구축하고자 했다.

다른 재료를 섞어 작업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던 송 작가가 이번에 전통적인 조각재료인 테라코타에 스테인레스 스틸이라는 금속재료와 빛을 통합해 새로운 표현의 가능성을 실험하고자 했다. 조각의 필수요소로써 필요한 공간을 배재하고 대신 평면적인 배경을 접목해 인위적인 조명을 첨가했다.

충남대를 졸업하고 한남대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한 송 작가가 이번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기를 바라본다. / 이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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