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청주 금천동주민센터 인근 폐가

 

▲ 재개발 등의 이유로 방치되고 있는 빈 건물들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위험지대로 변하고 있다. 출입이 자유로운 청주시 금천동의 한 빈 건물 방에는 술병을 비롯한 이불이 널려 있는 등 범죄현장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안고 있어 관계기관의 신속한 예방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 김용수


따스한 봄 햇살이 내려쬐던 23일 오후 2시께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주민센터 앞.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길을 건너고 있는 서너명의 시민들 사이로 핑크색으로 겉옷을 입은 4층짜리 빌라가 보였다. 빌라 근처로 가까이 갈수록 완연한 주변 분위기와는 달리 스산함이 맴돌았다. 빌라 입구에 도착 했을 때에는 멀리서 바라본 모습과는 달리 문이 모두 열려 있고 창문은 깨져 폐가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이 건물은 차량 통행이 많은 대로변에 인접해 있음에도 20여개 방문이 모두 열려 있어 한눈에 보아도 범죄 취약지역으로 보인다.

건물에 들어서 계단을 한 발 한 발 오를 때마다 발에는 담배꽁초, 옷가지, 술병, 이불 등 온갖 쓰레기가 걸리고 부서진 전자제품과 가구 때문에 이동이 어렵다.

 

 

▲ 재개발 등의 이유로 방치되고 있는 빈 건물들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위험지대로 변하고 있다. 출입이 자유로운 청주시 금천동의 한 빈 건물 방에는 술병을 비롯한 이불이 널려 있는 등 범죄현장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안고 있어 관계기관의 신속한 예방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 김용수

2층에 들어서서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을 때 여학생 것으로 추정되는 속 옷이 먼저 눈에 띄었다. 방 한 구석에는 누군가 잠을 잔듯한 이부자리가 쾌쾌한 곰팡이 냄새를 내뿜고 그 옆으로 술병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폐가로 변해 방치되고 있는 건물을 둘러보면서 부산 김길태 사건이 재현될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3층으로 올라가 다른 방으로 들어가 보니 문짝이 떨어진 장롱과 깨진 유리 조각, 파손된 전자제품이 방바닥에 널려 있다. 누가 버렸는지 알 수 없는 쓰레기봉투는 고양이들이 뒤적거린 것처럼 찢겨져 있다.

주민 A(54)씨는 "학생들이 등·하굣길에 들러서 담배를 피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 또 밤이면 노숙자들이 찾아 들어와 생활하는 것을 종종 본다"며 "날씨가 풀리면 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 것"이라며 쓴 웃음을 짓었다.

또 다른 주민 B(36·여)씨도 "이 건물은 주민센터 바로 옆에 있는 가장 가까운 범죄 장소"라며 "동네사람들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데, 대문조차 없고 문이 모두 열려 있다 보니 모르는 사람들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시 금천동주민센터 서강덕 동장은 "빌라는 3년전 개인사업자가 사놓고 방치되고 있는 것"이라며 "지난해 중·고등학생들이 모여들어 담배피고 혼숙 등을 했는데 최근부터 유해환경감시단과 경찰이 수시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금천동 주민센터 주변이 모두 재개발 지역이기 때문에 빈집이 많다"며 "우범지역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신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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