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종완 농협청주교육원 교수

인생은 과거와 미래의 시간경영이다. 삶에서 시간경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프로와 아마추어가 결정된다. 프로의 시간경영에는 대충과 적당히가 통하지 않는다. 아마추어의 시간경영에는 멍하니 지내는 시간이 넘친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시간경영에 채우는 대상과 방법도 다르다. 프로는 꿈과 희망을 채우지만 아마추어는 망상과 절망을 채운다. 프로는 땀과 부지런함으로 채우지만 아마추어는 편안함과 게으름으로 채운다. 치열하게 사는 프로의 삶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아마추어는 프로의 일상을 꿈꾸며 닮고 싶어 한다.

얼마 전에 강호동씨가 진행하는 방송프로를 보았다. 방송 출연자들 중에 강호동씨와 이수근씨가 게임에 이겨 촬영에 참여하지 않고 집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몇 시간이 지난 후에 방송 담당자들과 만난다. 담당 PD가 왜 가지 않았느냐고 묻자 강호동씨가 답한다. '카메라는 산소통이다.' 카메라가 있을 때는 카메라의 소중함을 몰랐단다. 촬영을 해야 할 시간에 카메라 없이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느꼈다고 한다. 카메라가 없으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불안해지고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카메라는 나의 생명줄이라며 환한 웃음을 띠며 촬영에 동참하는 강호동씨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감사할 줄 아는 강호동씨는 프로다.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 간에는 '커피 한 잔'이란 말이 통용되고 있다고 한다. 1군 선수가 2군으로 밀려나는데 커피 한잔을 마실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란다. '커피 한 잔'이란 말이 2군에 있는 선수에게는 1군으로 갈 수 있는 희망이기도 하다. 선수대기실에서 타석까지의 거리는 불과 몇 미터밖에 되지 않지만 그 자리에 서기가 쉽지 않다. 타석에 서기 위한 선수들의 땀방울이 멈추지 않는다. 어떤 분야에서든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은 '커피 한 잔'이 두렵지 않은 프로가 될 수 있다.

최근 야구 선수로서 은퇴한 후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양준혁씨는 타격을 한 후 1루에 전력 질주하지 않는 선수는 진정한 프로가 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인다. 프로는 아웃이 되기 전까지 끝까지 뛸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로는 언제든지 결과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무조건 훈련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에는 프로가 되는 길이 숨어있다. 1프로는 목표한 바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실행력에서 아마추어와 다르다.

남이섬 CEO로 널리 알려진 강우현씨는 '프로 기질을 한 번 쓸 수 있는 사람은 아마추어, 두 번 이상 반복해도 기질이 수그러들지 않는 사람은 프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내가 키우고 갖추어야 할 프로 기질과 프로 근성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아카시아 꽃향기로 일상이 행복하다. 프로 인생을 꿈꾸며 생각하는 맛은 아카시아 꽃향기만큼 달콤하다. 나는 프로인가, 아마추어인가를 묻는다. 나도 프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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