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뜨락-이성범 수필가·제천중학교 교장

"참으로 행복했던 4주의 시간, 처음으로 학생들을 만나 기대감과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안고 교생실습을 시작 한 게 엊그제 같은 데 벌써 4주라는 실습기간이 끝나고 이제 다시 학생신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무엇보다 지도교사 선생님과 우리 반 아이들과의 첫 만남, 지금에 생각해봐도 무척이나 축복된 만남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참관수업에서도 선생님들이 하시는 수업을 보고 굉장히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똑같은 수업내용이라도 각 반의 분위기와 특성에 따라 수업방식이 조금씩 달랐고 그런가하면 지루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을 정말 재미있게 설명하시기 위해 시사성이 곁들인 예화를 준비하시는 등 조금도 아이들이 수업에서 일탈하지 않도록 하여 온전하게 학습목표를 도달하시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선생님들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어쩌면 거친바다를 항해하는 일종의 유능한 항해사와 같을지도 모릅니다.

그뿐만이 아니였습니다. 학생들의 다양한 상담을 통한 문제해결과 비전제시 등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꿈을 안겨주는 담임선생님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4주는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 것보다 배운 것이 더 많은 귀중한 시간들이였습니다. 이 교육실습으로 교직에 대한 꿈이 커졌습니다. 하루 빨리 교단에 설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교생이 아닌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이글은 얼마 전에 본교에서 교생실습을 마친 어느 교생의 소감문의 일부분이다. 참으로 읽는 동안 가슴이 저리어 옴을 금할 수 없다. 얼마나 순수하고 티없이 맑은 꿈으로 가득 차 있는 지 한없이 부럽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자신도 모르게 무엇인가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이 나를 엄습해 오는 것만 같다. 웬지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마치 죄인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다.

탈무드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한 랍비가 마을을 지나가다가 마을 사람에게 물었다.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마을 사람은 답하기를 "아, 경찰서장을 찾으시는군요" 랍비가 다시 말했다. "아니요, 저는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아, 수비대장 말씀이십니까?" 이 말을 듣고 랍비는 다시 말하였다. "제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바로 이 마을의 선생님입니다"라고 말이다.

다시 생각해 본다. 무릇 선생님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삶의 방향을 인도해 주는 유능한 안내자이다. 그 속에 형용 못할 기쁨이 있고, 그리고 누가 뭐래도 생의 기본적 문제에 관여한다는 자부심과 아울러 또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낸다는 높은 성취감이 우리 선생님에게는 있다. 지금도 어느 교생의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렇다. 이처럼 교육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그 신선함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의 교육은 희망이 있다. 이 희망의 불꽃이 피어오를 때 우리의 사회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