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뜨락-류시호 시인·수필가^음성군 대소초 교사

지난 4월, 서울 63빌딩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비밀'전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5천년 전의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며 파피루스 두루마리에 기록해두었기에 가능함을 알았다.

지난 1월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실크로드와 둔황전시회'에서 신라 혜초스님이 1천300여 년 전 5개국을 4년간 여행하면서 쓴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을 보았다. 기록한 종이는 습기 때문에 오래 보존을 못하는데 둔황이 매우 건조지역이라 긴 세월을 잘 보존한 것 같다. 이처럼 기원전 3천년 무렵의 이집트 파라오나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천년이 넘도록 남은 것은 종이라는 문명의 덕분이다.

후한시대 채륜이 발명한 종이는 6세기에 한국에 들어왔고, 7세기에 고구려 승려 담징이 바랑에 담아서 일본으로 가져갔다. 종이의 발명은 중국이지만, 중국인들은 고려한지를 최고의 종이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1천년 세월을 견디는 종이는 세계에서 한지뿐이라고 한다. 이처럼 한국인의 손재주는 고대부터 최고였다.

우리는 세계 1,2위를 다투는 조선, 반도체와 5,6위권의 석유화학, 철강, 정유, 자동차산업 등이 있다. 이렇게 우리가 크게 발전한 것은 최고의 종이를 만들던 장인정신과 1960년대 이후 피나는 노력의 결과가 아닐까 한다.

한국인의 정신은 역동성, 유대감, 성취욕으로 가족을 위한 가장의 희생, 긴 근무시간도 마다하지 않는 근로자들의 노력 덕분에 세계 무역 10대 대국이 되었다.

전 세계에 공산품을 수출하는 나라는 네 곳 밖에 없다고 한다. 프랑스, 독일, 일본과 한국으로 프랑스의 화장품, 독일의 벤츠, 일본과 한국의 전자제품과 자동차가 아닐까 한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다고 하는데, 쉬지 않고 노력하는 한국인들은 침체되지 않고 계속 발전하리라 믿는다.

우리가 세계 무역 10대 대국으로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은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몽골의 침략, 임진왜란, 36년간 한일강제 병합생활, 6·25내전 등 우리 국민은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굳세게 살고, 자기 빛을 잃지 않은 작은 풀꽃처럼 한국인의 역동성, 유대감, 성취욕의 정신이 가장 자랑 할 재산이다.

이제 우리는 G20회의 개최국으로 선진국의 문턱에서 조금씩 여유를 갖고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진정한 행복은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나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이제는 무엇인가에 쫓기듯 살지 말고, 멋진 삶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시작했으면 한다. 우리 모두 희망을 가슴에 품고 여유롭게 살아 보자. 가끔씩 기계소리 멀리하고 풀벌레 울음 아련히 들리는 곳에서 부서질 듯 날아갈 듯 아스라이 흔들리는 자연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자. 녹음이 짙어가는 고요한 저녁,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를 빌며 간절히 기도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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