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뜨락] 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산에는 푸르른 빛깔이 짙어 한 여름이 되었는데도 학교 교실에는 계절의 흐름도 느끼지 못한 채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학생들이 밤늦도록 대학입시 준비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는 꿈도 많고, 때로는 방황하며 그리고 일부에서는 탈선으로 돌이킬 수 없는 후회의 길로 들어서기도 하는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이다.

지난날 청주고에서 담임을 맡아 학생들과 생활하다가 청주여고로 옮기니 남학생들 보다 여학생들이 지난 시간들을 붙잡고 고민하거나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하며 갈등에 빠져있는 학생들을 많이 발견했다. 오슬러는 "오늘에 살라"고 했다. 청소년 여러분, 지난날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해하지 말고 오늘하루를 소중히 하며 생활하자. 일생의 긴 시간들은 오늘 하루하루가 이어져서 이루어지는 영원한 시간들이다.

우리는 오늘 하루를 허비할 수도 있고 유용하게 이용할 수도 있다. 후회 없는 내일을 위하여 몇 가지 당부한다.

# 자신의 목표에 시간을 바치자

올림픽 장대높이뛰기 부문의 우승자였던 봅 리차드(Bob Richards)는 자신이 장대높이뛰기를 위해 바친 연습 시간이 1만 시간도 더 된다고 했다. 하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보다 앞서간 많은 사람들은 남이 놀고 쉬는 동안에도 피나는 노력 속에 목표를 달성했다.

# 주어진 시간을 유익하게 사용하자.

허버트 후버(Herbert Hoover)는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에도 책을 썼고 노엘 코와드(Noel Coward)는 교통이 혼잡한 속에서 "그대 다시 만나리라"(I'll see you again)라는 대중가요를 지었다.

#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최근의 한 대중잡지는 14개 회사에서 중역으로 일하고 있는 '18명의 시간 사용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의하면 18명의 중역들은 하루 평균 5시간 30분을 잡담으로 소비하고 있어 그들은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찾고 있지만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여러분!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歲月不待人)'고 했다. 3년간의 학창시절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여러분의 남은 80년의 인생이 각각 다른 모습으로 전개된다. 지난날의 고민도 미래에 불안도 떨쳐버리고 오늘에 최선을 다하며 웅지(雄志)를 품고 활기차게 비상(飛上)하자.

지난 2003년 청주고 교장으로 근무할 때, 학교 현관 옆, 장송(長松) 사이에 웅비(雄飛)라는 붓글씨를 비석에 써서 세웠다. '웅지(雄志)를 품고 비상(飛上)하자'는 뜻으로, 청소년기인 학생들에게 큰 꿈을 품고 노력하기를 강조한 것이다. 괴테는 "꿈이 있는 곳에 행복의 싹이 움튼다"고 했고. 하우프트만은 "매일 매일이 네 인생 최초의 날이요, 최후의 날이라고 생각하고 생활하라"고 당부했다.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 하노라면 행운의 여신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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