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택시파업 현장 르포] "버스로 바꿔타느라 불편" VS "체증해소 모처럼 편안" 엇갈린 반응

20일 전국 택시가 운행 중단에 들어가면서 모든 택시가 멈췄지만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일부시민들은 이날 불편이 컸다며 불만을 나타냈으나, 오히려 도로 정체 없이 편안한 하루였다는 반응이 나오는 등 엇갈렸다.

이날 오전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서울에서 사업차 청주를 찾은 이학철(35)씨는 "택시파업때문에 버스를 타게 돼서 업무상 약속에 늦는 불편을 겪었다"며 "택시파업에 대해 나름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파업을 하는 것이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이렇게 전면적인 파업으로 인해 시민에게 큰 불편을 주는 것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충남 홍성에서 청주를 찾은 윤진규(20)씨는 "면접을 보려고 왔는데 늦을까 걱정스럽다"라며 "많은 사람에게 불편을 주는 파업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대학생 윤미나(21·여·청주시 상당구 율량동)씨는 "친구들과 늦게까지 놀려고 했는데 택시가 파업을 하면 집에 갈 방법이 없어 어찌할지 모르겠다"며 "택시 요금이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더 올리면 학생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덕우(24)씨도 "밤 새 시험공부를 하다 늦잠을 자서 시험 시작 30분전에 일어나 급히 택시를 타러 나왔는데 택시가 한대도 없었다"며 "20분동안 택시를 기다리다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갔으나 결국 시험을 보지 못했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처럼 청주를 처음 찾은 시민들이나 택시 운행중단을 몰랐던 사람들은 큰 불편을 느꼈다.

하지만 자가용 운전자들이나 청주시민들은 오히려 교통 체증 없는 편안한 하루였다는 분위기다.

직장인 성준자 (43·여)씨는 "매일 택시를 타고 출근했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 딸을 통해 버스노선을 익혀 처음으로 버스타고 출근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성식(29·학원강사)씨도 "도로에 택시가 없으니 갑작스레 멈추거나 방향등을 켜지 않고 진입하는 차량들이 없어 편하다"며 "도로가 이렇게 한산했으면 좋겠다"고 반겼다.

 

 


대전지역에서는 이날 영업허가를 받은 8천859대 대부분이 운행중단 투쟁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시가 이날 오전 5시부터 시내버스를 7대 증차하고 도시철도를 6차례 증편해 출근길 혼란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대전시 관계자는 "택시운행 중단에 항의하거나 불만을 제기하는 시문의전화가 없었다"며 "시내버스나 도시철도를 이용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이용객은 평소보다 각각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대전역, 대전고속버스터미널, 대전서부시외버스터미널 등지에서는 택시를 잡지 못해 우왕좌앙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목격됐고 시내 도로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충남에서는 이날 영업허가를 받은 16개 시·군 전체 택시 6천550대 중 86.4%인 5천656 대가 운행중단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청주시 관계자는 "시내버스들이 이날 하루동안 새벽 5시부터 밤 12시까지 대가없이 자율적으로 연장 운행에 참여했다"며 "평소보다 승객이 크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충북도내에서는 개인택시 4천430대, 법인택시 2천655대 등 총 7천85대의 택시 운행이 전면 중지됐다. /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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