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문인들이 풀어내는 감성에세이

충북지역 문인들의 출간이 활발하다.

아버지와 딸이 글을 쓰고 딸이 그림을 그린 아날로그 감성에세이 '구더기 점프하다'가 눈길을 끌고, 책을 읽고 그 내용을 토대로 단상을 풀어낸 독서에세이집 '예술의 옷을 입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46인이 풀어낸 수필집 '그리운 어머니'가 최근 출간됐다.

▶아버지와 딸이 글·그림으로 만난 '구더기 점프하다'

"내 인생에 쓰디 쓴 맛을 보게 해준 사람들이 생각날 때가 있다. 자연숙성 간장을 보면 인간숙성이 떠오르고, 사과식초를 보고 있으면 사과해줬으면 하는 사람들이 떠오르기도 한다."(본문 '내 인생의 양념들'中)

노교수인 아빠와 그림을 그리는 딸이 만났다. '구더기 점프하다'(작가와 비평, 215쪽)는 기성세대 아버지의 전통성에 기초한 깊은 사유와 신세대 딸의 반짝이는 생각과 섬세한 삽화가 어우려져 감동을 전한다.

37편의 글을 담은 이 책은 1부 '추억'에서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온 아버지와 딸은 추억을 공유하며 서로에 대해 '이해'해가는 내용들로 채워졌고, 2부 '마음'은 아버지와 딸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눈에 보이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마음을 글로 적었다.

아버지 권희돈씨는 청주대 현대문학 교수로 재직하다가 정년퇴임했으며 저서로 '소설의 빈자리 채워읽기', 평론집 '비움과 채움의 상상력', 시집 '하늘눈썹' 등이 있다. 딸 권소정 작가는 'Brie'라는 닉네임으로 자신의 글과 그림을 여성포털사이트 '마이클럽'에 연재하고 있다.

시인 임승빈 청주대 교수는 "부녀지간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차이 때문에 많은 상처를 주기도 했던 두 사람이 각자의 눈으로 보고 생각한 것을 엿보듯 서로 들여다보다가 그 차이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고 있는 책"이라고 평했다.

▶독서에세이 '예술의 옷을 입다'

'독서신문'에 '김혜식의 BOOK적BOOK적'을 연재중인 수필가 김혜식씨는 독서후 그에 대한 사유, 경험, 단상을 피력한 글들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았다. 소설, 수필, 동시집, 자기 계발서, 칼럼, 시 등을 읽고 소회를 밝힌 독서에세이 '예술의 옷을 입다'(수필과 비평사, 254쪽)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박완서의 '친절한 복희씨', 정유정 '7년의 밤', 마광수 '즐거운 사라'등 유명한 작품들부터 엽편소설로 유명한 박희팔 소설가, 촌철살인의 짧은 시어 표현으로 시와 시조를 짓는 반영호 시인, 신영순 시인, 김효동 시인, 안수길 소설가, 임승빈 시인 등 문인들의 작품을 음미하면서 글로 풀어냈다.

저자 김혜식은 서문에서 "마음의 윤기를 잃어 때때로 평상심을 상실할 때마다 책을 들어 그속에서 진리도 구했고 가슴속 세진을 헹구어내는 자세도 터득했다"고 밝혔다.

김혜직씨는 95년 '순수문학'에 수필 '발등거리 등불'로 문단에 입문한뒤 아시아 작가상 수필부문 대상, 제11회 청주문학상, 청주예총 예술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독서신문 고정필진으로 활동중이며 지난 3년간 '청주시 1인1책 펴내기' 강사로 참여했었다. 저서로는 첫 수필집 '내 안의 무늬가 꿈틀거렸다'와 '조강지처 그 존재의 서글픔'이 있다.

▶수필가 46인이 부르는 '그리운 어머니'

배부르다 하시며 밥 한숟갈 더 얹어주시던 어머니, 말보다는 늘 본을 보이시던 어머니를 조용히 불러본다. 김홍은 '푸른솔문학' 발행인 등 수필가 46인이 어머니의 기억을 더듬는 '그리운 어머니'(대한출판, 222쪽)를 펴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전하는 절절한 편지글을 비롯해 사랑과 희생으로 자녀를 낳고 키우는 어머니를 향한 사랑과 존경을 담은 에세이 등 이 세상 모든 어머니를 향한 절절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 곳곳에는 민화그림을 그려넣어 어머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담았다. 민화는 박명숙 한국전통민화협회 회원이 맡았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어머니가 그리워 지난날을 돌아보며 한 자 한 자 글을 쓰면서 그간의 불효에 얼마나 가슴을 치며 후회를 했는지 모른다. 모든 어머니께 그간 말하지 못했던 마음을 글로서 올린다"고 밝혔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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