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영동지원장에 금덕희 부장판사 취임, 청주지법 개청 이래 첫 사례 … '이목 집중'

충북 법조계에 '여성 바람'이 불고 있다.

청주지법이 문을 연 이래 처음으로 여성 지원장이 탄생하는가 하면, 청주지검은 '금녀(禁女)지대'로 불리며 공안부와 함께 검찰 양대산맥으로 인식됐던 특수전담 검사에 여검사를 배치하는 등 여성 법조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 충북지역 변호사 업계에도 한 해 동안 여성 변호사가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남성 중심의 법조계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4일 충북지역 법조계 등에 따르면 청주지법과 청주지검, 충북지방변호사회 등의 여성법조인 진출이 최근 1~2년 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우선 청주지법 영동지원장에 금덕희(50·사법원수원 18기) 부장판사가 취임했다.

청주지법 소속 지원(충주·제천·영동지원)에 여성 지원장이 취임한 것은 청주지법이란 이름이 생긴 이래 68년만이며 1895년 '충주재판소'로 문을 연 청주지법 108년 역사에 처음이다.

대전고법 지역법관으로 충남 금산이 고향인 금 지원장은 청주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하다가 4년 전 대전지법 부장판사로 발령받은 후 이번에 영동지원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

금 지원장을 포함해 청주지법에는 조미옥 부장판사(제12민사부)와 조미연 부장판사(제11민사부) 등 3명의 부장판사가 이례적으로 포진했다.

특히 청주지법 전체 법관 57명 가운데 여성 법관도 17명(29.8%)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금덕희 지원장은 "제가 법관으로 임관할 당시에는 전체 80명 중 4명이 여성이었으나, 최근에는 법관 임관 과반수 이상을 여성이 차지하는 등 여성 법관으로 특별함을 부여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라며 "여성 법관의 경우 섬세하고 부드러운 장점을 지니고 있는 만큼, 후배 여성 법관들도 자신만의 장점을 살려 피고인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판결을 내린다면 훌륭한 법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지검의 여검사 비율도 전체 검사 45명 가운데 11명(24.4%)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자 인사에서는 특수전담검사로 성폭력을 전담했던 박지나(32·사법연수원 37기) 검사가 전진 배치되기도 했다.

굵직한 부정부패 사건이나 검사장이 직접 지시한 사건 등을 맡는 형사3부 특수전담부서에 여검사를 배치한 것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집중력을 겸비한 활약을 기대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충북지역 변호사 업계에도 한 해 동안 여성 변호사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남성 중심의 업계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충북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7명에 불과하던 여성 변호사가 1년 사이 17명으로 늘어 10명(143%)이나 증가했다.

지난 2004년 도내 첫 여성 변호사가 탄생한 이후 여성변호사의 비율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변화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의 가세로 해마다 계속될 것으로 보여 지역 변호사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법조계 한 관계자는 "사법고시와 로스쿨을 준비하는 여성이 늘면서 이미 법조계의 여풍은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충북지역에 불어닥친 법조계 우먼파워가 그동안 남성 중심의 권위적 법조계 문화에도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며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 윤우현

whyoon@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