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관한 영화는 수없이 만들어졌는데 그중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인상적인 영화로서 지난 1995년에 만들어진 「외야의 천사들」을 꼽을 수 있다.
 윌리엄 디어가 메가폰을 잡고 대니 글로버, 토니 단자 등이 열연한 이 영화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천사 같은 영화다.
 캘리포니아의 야구팀 엔젤스는 만년 꼴지 팀이다. 의욕도 근성도 없는 야구팀은 고아소년 로져로 인해 분위기를 바꾸어나가면서 점차 활력을 얻고 해체위기를 모면한다. 로져는 천사의 도움을 받아 꼴지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데 크게 공헌한다.
 장훈(張勳)은 일본 야구사에서 전설같은 존재다. 한국인으로 긍지를 끝까지 잃지 않으면서도 7회의 수위 타자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최고의 타자로 일본열도를 달군 장본인이다. 그러나 수위 타자에 오르기까지 장훈에게는 어릴적 부터 수없는 고난이 찾아 들었다.
 1940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그는 4살 때 오른손에 큰 화상을 입어 세손가락이 오므라들 정도였다. 장훈이 좌타자로 나선 것은 오른 손의 부상 때문이었다. 화상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히로시마에는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다. 이런 시련의 극복이 그를 불멸의 스타로 만든 것이다.
 한때 씨름판의 스타로 떠올랐던 윤석찬은 청각장애자였다. 그가 경기에 나설 때면 심판은 호각대긴 등을 두들겨 주었다.
 고 운보 김기창 화백은 장애를 극복한 대표적 예술가다. 장티푸스를 앓아 청각장애가 된 고 김기창 화백은 듣지 못하는 설움을 화폭에 쏟아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평생 「여보」소리 한번 들어보지 못했던 운보. 그러나 운보 선생은 눈빛으로 아내의 정을 읽었고 그것을 다시 화폭에 옮겼다. 선생은 위대한 예술혼이외에도 청각장애자에 대한 지극한 정성과 사랑을 펼쳐 주위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사람의 신체구조는 묘하게도 한 쪽이 부족하면 다른 한 쪽이 더 발달하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보완하려는 일종의 보상 자각 효과다.
 충주의 성심학교는 청각장애인들이 다니는 특수학교다. 이들이 최근에 야구단을 만들었다. 청각장애가 있지만 시각이 우선되는 운동 경기를 못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시각적인 면에서는 일반인보다 더 발달되어 있다.
 앞으로 성심학교 야구단은 봉황대기 등 전국무대에 도전한다고 한다. 봉황대기는 이미 충북과 친숙하다. 지난해에 청주기계공고가 이를 차지한데 이어 올해는 세광고가 4강 대열에 진입했었다.
 부디 기량을 갈고 닦아 그 금빛 찬란한 봉황대기를 품에 안길 바란다. 충북인들도 모두「외야의 천사들」이 되어 성심학교 야구단에 응원의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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