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길게 왔죠. 16번 정도 할 줄 알았거든요. 그만큼 잘 됐다는 얘기겠죠. 시청자가 보고 싶어 하는 슈가맨이 많았다는 얘기기도 하고요. 그래서 끝낼 수가 없었어요."

지난해 여름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였을 때,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슈가맨)의 정규편성은 어려울 듯 했다. 당시 시청률 2.027%, 국민MC 유재석(44)과 가수 유희열(45)의 조합으로 워낙 기대치를 높여 놨던 터였다. 그리고 두 달 뒤인 10월 정규 방송을 시작해 어느덧 지금까지 왔다. 윤현준 담당CP는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저희도 그런 얘기를 해요. 이건 기적이라고. 파일럿 방송을 그렇게 말아 먹고 이렇게까지 오는 게 참 힘든 일이라고요. 처음 방송이 나가고 다른 거 하자는 얘기도 나왔었거든요."

그럼에도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한 '슈가맨'을 밀어 붙인 이유는 간단하다. 프로그램이 가진 특유의 힘이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원 히트 원더를 기록하고 대중의 기억에서 잊힌 가수인 슈가맨을 찾아 히트곡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대결을 펼치는 포맷의 '슈가맨'은 단순한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다. 노래와 노래에 얽힌 이야기, 추억과 공감을 통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축제의 장이다.

"'슈가맨'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슈가맨을 찾고, 노래를 통해 세대별로 공감을 넓혀 가는 게 '슈가맨'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면 다시 봐주시지 않을까 싶었고요."

파일럿에서 정규방송이 되기까지 두 달 동안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었다. 10대부터 40대까지 세대별 방청객을 앉히고, 방청객의 마음을 등불로 표현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공감의 폭이 작았다고 생각해요. 그걸 어떻게 넓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어요.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공감이 확장 된다고 본 거죠."

모든 사람이 슈가맨의 히트곡을 아는 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몰랐던 사람도 알아가면서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테이크, 더 넛츠, 한경일, 량현량하 등 추억의 가수를 소환했고, 가구 최고 시청률 4.4%·온라인 화제성 27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화요일 밤의 예능 강자가 됐다.

"음악을 들으면, 그 노래를 들었을 때의 상황이 떠올라요. 당시의 상황이 떠오르면서 마음을 아련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아름다운 거죠. 살면서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슈가맨'은 유재석과 유희열의 '투유 프로젝트'의 첫 번째 시즌인 격이다. 윤현준CP는 "시청자의 사랑이 식지 않았을 때 끝내고 싶다"고 했다.

"시청자가 좋아하는 슈가맨을 최대한 찾아낼 수 있을 때까지 해보려고 해요. 그게 무한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요. 끝나더라도 언젠가 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해요. 시즌이 끝나도 '슈가맨'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 주신다면 좋겠어요."

26일 방송에는 엠넷 '프로듀스101'을 통해 데뷔를 앞둔 화제의 걸 그룹 '아이오아이(I.O.I)'가 쇼맨으로 출연한다. 첫 방송 출연이다. '아이오아이'가 커버할 노래의 주인공인 슈가맨 역시 처음으로 서는 방송 무대가 될 예정이다.

"노래는 굉장히 유명한데,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에요. '슈가맨'에서 데뷔 무대를 하는 거죠. '아이오아이'도 오늘이 데뷔 무대가 될 거고요. 그래서 더욱 특별하고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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