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 뉴시스

국제육상경기연맹이 100m 세계기록을 공식화 한 것은 1912년부터 였다. 당시 미국의 육상 선수 도널드 리핀캇은 10초6을 기록했다. 요즘 표현으로 세계신기록 이었다. 육상 100m 기록은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사인 볼트가 남긴 9초 58이 최고기록 이다. 우사인 볼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우승 했지만, 9초63에 머물렀다.

그래서 아직 9초 58은 여전히 세계신기록으로 남아있다. 거슬러 보면 도널드 리핀캇이 10초 6을 기록한 후 104년동안 1.02초를 앞당겼다. 전 인류가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속도에 도전해 얻은 값진 결과이다.

인류가 '마의 10초' 벽을 깨는 데만 56년이 걸렸다. 도널드 리핀캇 이후 미국의 찰스 패덕은 1920년 10초4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1930년 캐나다 퍼시 윌리엄스가 10초3으로 앞당겼다. 1960년 독일(서독) 아르민 하리가 10초00을 기록한 후 정체됐던 기록은 1968년에야 깨졌다. 미국 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짐 하인즈가 9초 99를 기록하면서 였다. '마의 10초' 벽을 깨 흥분할만한 일이었다.

우사인 볼트 못지않게 한동안 유명세를 탓던 미국 칼루이스는 1991년 9초86을 기록했다. 이후 자메이카 아사파 파월이 2005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기록했던 9초77을 9초 69로 육상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한 우사인 볼트는 여태 세계신기록을 쥐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신의 시대를 연 그는 1년 뒤에 열린 베를린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9초 58의 최고 기록을 냈다.

동물과 비교하면 인류의 노력은 우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기린의 100m 달리기 속도는 통상 7.1초라고 한다. 캥거루는 5.5초, 타조도 5.2초를 기록할 수 있다고 한다. 엄청난 덩치의 코끼리도 9.2초, 낙타도 9.0초 정도의 속도를 낸다고 한다. 부질없는 것 일 수도 있으나 인간 한계에 무한 도전하는 육상 100m 경기는 늘 흥분을 안긴다. 우주와 과학, 탐험 못지 않은 가치가 부여된다. 체력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자, 날로 진보하는 스포츠 과학의 결과물이라는 의미도 보태진다.

자메이카의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가 한국시간으로 13일 '올림픽의 꽃' 육상 100m에 다시 도전한다. 그는 200m와 400m 계주에도 출전하지만, 전세계의 이목은 100m 경기에 고정될 게 뻔하다.

그는 이미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공언을 했다. "갖고 있는 실력 150%를 보여주겠다"며 호언 장담을 하기도 했다 한다. 올림픽에 출전할 때마다 새로운 기록을 썼던 그가 남길 기록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우사인 볼트 자신의 도전이기도 하지만, 인류의 도전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한인섭 부국장겸 정치행정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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