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이시종 지사가 10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주 에코폴리스 개발사업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김용수

이시종 충북지사가 어제 충주 '에코폴리스'사업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작년 말 청주 항공정비(MRO)단지 유치 사업과 이란의 2조원 대 오송 투자 사업 포기를 공식 선언한지 불과 4개월여 만이다. 충북의 100년 먹거리 사업이라는 대형 현안사업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성장엔진은 시동이 꺼진 듯 한 분위기다. 충북지사 7년째를 맞은 이시종 지사는 나름 열심히 뛰었지만 과연 이제껏 임기 중 무엇을 했고 어떤 성과를 내놓았는지 도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이 지사가 공식적으로 충주에코폴리스개발 사업 포기를 선언한 것은 충북도가 개발 특수목적법인(SPC)과 상반된 시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충북도와 에코폴리스 개발 SPC의 최대 주주인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7일 사업 추진을 놓고 협의했으나 합의가 불발됐다. 사업초기단계부터 비싼 분양가와 열악한 입지조건이 발목을 잡은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이 과연 사업추진할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무엇보다 충북도가 사업추진 능력과 협상전략부재를 드러내며 민간업체만 바라보다가 아무런 소득도 없이 손을 털게 됐다. 결국 충주에코폴리스가 2013년 2월 경제자유구역 지정된 이후 지난 4년간 아무런 성과 없이 허송세월만 보내다가 자진 포기의 길을 걷게 됐다.

물론 충북도는 낮은 경제성과 그에 따른 도와 충주시의 재정 부담 가중을 우려 했다. 이 지사는 "2015년 이후 충주 에코폴리스 부지 사전 분양을 위해 수십여 차례 기업체 및 투자유치 유관기관 방문, 설명회를 했으나 지금까지 분양 희망 기업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사업 시행자 요구대로 사업을 강행하면 도민에게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고 밝혔다. 인근 산단과 경쟁하기 위해 분양가를 낮추게 되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충북도와 충주시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업투자 실패에 따른 책임 부담을 놓고도 도와 현대산업개발이 엇갈린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부터 성공가능성이 희박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인지 아니면 충북도가 대형 현안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없는 것인지 여부는 더 따져볼 일이지만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충북도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충북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세 건의 대형 현안사업 모두 충북도가 떠들썩하게 홍보하면서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실패로 마무리됐다. 행정력, 혈세, 시간만 낭비한 채 아무런 소득도 없이 무산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지사가 최근 유럽출장까지 다녀오며 역점 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계무예마스터십과 관련해 도민들은 도무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지역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내년 상반기중에 지방선거가 열린다. 이시종 지사에겐 앞으로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남지 않은 것이다. 도민들에게 불필요한 기대감을 주는 것은 '희망고문'이다. 이제 와서 미래 먹거리 사업을 기대할 수 없다면 차라리 '장미대선'을 앞두고 충북의 현안사업이 주요 대선후보들의 공약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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