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칼럼] 배경환 변호사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에 달하면서 선거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후보들은 필승의 각오로 각종 선거유세에 매진하고 있고, 나름대로 실현가능한 휼륭한 정책들이 발표되는 등 이전 선거에 비하여 달라진 모습이 확연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지는 이 번 선거는 그 어느 선거보다도 그 의미가 새롭고 국민들도 선거에의 참여의사가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는 이 번 대선은 1987년 노태우 대통령의 6. 29선언으로 치러진 12월 대선이상의 큰 의미가 있다. 집권세력의 변화가 감지될 뿐 아니라 국민들의 선거참여의식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선거가 막바지에 달하면서 소위 가짜뉴스의 재생산과 고질적인 지역감정에 편승하려는 분위기가 있고, 비방목적이 분명한 언사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식의 선거는 정책대결이 아닌 비방과 꼼수들이 난무하는 저급한 선거로 타락하게 된다. 이번 대선이 그나마 정책토론으로 가고 있는 중요한 역할중 하나는 방송토론으로 보인다. 토론의 방식도 새로워 졌을 뿐 아니라 후보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상대후보에 대한 공략방법들이 다양해 졌기 때문이다. 이전의 방송토론 방식은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후보간의 토론도 토론이라기보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늘어놓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히려 답답함을 일으키게 하였다.

물론 이번 대선의 방송토론도 처음에는 가장 유력한 후보에 대하여 질문이 집중되거나 이미 다른 후보에 의하여 질문이 이루어지고 대답이 있었음에도 똑 같은 질문이 반복되는 등 토론의 질과 격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방송토론 횟수가 늘어나면서 토론의 질과 품격이 향상되었고, 서로 비방하거나 험담하는 언사들의 발언횟수도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몇 몇 후보들과 그 진영의 극단적 언사가 도를 넘고 있다. 선거초반에도 이번 선거에서 매우 특징적으로 나타난 소위 가짜뉴스의 검증없는 활용과 비방목적의 후보토론 등이 문제를 가져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후반이 되면서 이런 내용들이 점점 더 그 강도를 높이고 있고, 후보들이나 각 진영에서도 입에 담기 힘든 언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홍준표 후보의 발언이 특히 심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아마도 나름대로의 선거전략으로 생각된다. 같은 법조인으로서 내가 알고 있는 홍준표 후보는 쟁점이 매우 강하고 촌철살인의 언어를 잘 사용하는 사람으로 기억하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본인 스스로 미국의 트럼프대통령을 빗대어 홍트럼프라고 할 정도로 정제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자기에게 불리한 내용을 다룬 언론사를 지칭하며 '온갖 지랄, 도둑놈의 새끼들'이라는 상스러운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문제는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홍 후보만이 아니라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후보도 마찬가지다. 평소 점잖은 말투로 정평이 있는 문 후보도 색깔론에 대하여 맞대응하면서 '이놈들'이라는 마찬가지의 욕설을 언급하였다. 아랫사람을 훈계할 때나 쓸만한 언사를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사용하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거친 언사를 적절히 사용한 트럼프가 비록 대통령이 되긴 하였으나, 현재 미국의 상황은 선거를 치른 후 단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다. 적폐 청산, 새 정치, 건전한 보수의 재건 등 후보들이 언급하는 모든 선거구호들은 국민들이 느끼기에는 모두가 소중하고 필요한 내용들이고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문제들이다.

배경환 변호사

지금은 선거후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비방과 거친 언사들은 사회 통합을 저해할 뿐 아리나 새로운 갈등을 양산하게 된다. 국민들은 분열이 아닌 통합을 원하고 갈등이 아닌 타협을 원한다. 각 후보들은 한 표를 행사한 국민들이 선거에 대한 보람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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