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갔던....전국민 눈물바다 할머니, 어머니, 딸 3대 참변 '망연자실'

/ 특별취재반

[중부매일 특별취재반] "엄마 불이 났는데 문이 안 열려요."

19살 여고 졸업반인 딸은 화재 현장에 갇혀 엄마에게 마지막 전화를 한 뒤 돌아오지 못해 유족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로 어머니와 딸, 손녀 3대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어 눈물바다가 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3시 50분께 8층 건물 스포츠센터 1층 주차장에서 발화한 불과 연기는 순식간에 건물 전체를 집어삼켰다.

이날 사이좋게 목욕을 갔던 김모(80·여)씨와 그의 딸 민모(49)씨, 민씨의 딸 김모(18)양 등 3대가 화마에 목숨을 잃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상 2층에 있는 여탕 손님들은 대피할 겨를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3대의 시신을 안치한 제천 서울병원 장례식장은 말 그대로 '눈물바다'다.

장례식장에 참석한 한 지인은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애정 넘치는 가족이었는데 너무나 허망하게 떠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대학에 합격한 여고 졸업반 A양은 이 건물 헬스클럽에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A양 가족은 "엄마에게 전화해 불이 난 것 같은데 문이 안 열린다고 말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며 속을 태우고 있다.

22일 오전 11시 현재 소방당국이 집계한 사망자는 29명에 이른다. 여탕에서 15명이 숨지는 등 여성 23명이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숨졌다. 사망자 1명은 성별조차 감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됐다.

건물 내부 수색 과정에서 신체 일부가 발견되고 있는 데다 이 스포츠센터에 있다가 연락이 끊긴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머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 사망자 수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제천시 사고대책본부는 사망자들을 명지병원, 제천 제일장례식장, 제천서울병원, 보궁장례식장, 세종장례식장 등으로 분산 수용했다.

참사가 발생한 스포츠센터는 최근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기공사 중이었단 필로티 구조 1층 주차장에서 발화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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