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이 세상 누구든 고단한 심신을 뉠 가정을 생각하면 아늑함과 편안한 행복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낮에는 일터나 학교에서 육체적 정신적 노동을 하며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각양각색의 인간들과 부대끼고, 복잡다단한 업무 등을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온몸이 파김치가 되 기력이 소진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지친 새들이 둥지를 향해 되돌아가듯 하루의 피로와 함께 즐거운 기대를 품고 귀가한다. 가정이란 보금자리는 진정으로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치면 가슴속에서 울화가 맺혀 응어리가 되기도 한다. 때때로 깊은 좌절을 맛보기도 하며 인간관계에서 크고 작은 걸림돌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귀가하면 이런 모든 것들이 구름처럼 흩어지고 아늑함과 즐거움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집에서 느끼는 아늑함은 형언할 수 없는 편안한 감정이다. 비록 낮에는 전투복 차림에 가면을 쓴 채 전쟁터를 누볐을지라도 집에서는 이 모든 것을 벗는 무장해제가 가능하다. 밖에서는 겸손한 척, 대범한 척 보이기 위해 다소간의 연기를 해야 할 때도 있지만, 가정에서는 겉치레는 필요치 않다.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다. 세상에 이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자신의 집이라고 해서 다 즐겁고 아늑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부부 및 부자지간 등의 혈연관계가 절대적인 아늑함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사람마다 성격과 취미, 습관, 신념 등이 다르고, 또한 모두가 살아 숨 쉬면서 희로애락을 느끼는 인간이기에 때론 정서가 불안정해져 가족들 앞에서 여과 없이 발산하기도 한다. 어떨 때는 사소한 일로 서로 다투고 날마다 잔소리를 퍼붓기도 한다.

이럴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집안에서 발생하는 이런 사소한 일들을 처리하는 방법은 '진심'과 '인내'가 아닐까 한다. 이 두 가지 덕목만이라도 잘 기억해 실천하면 가정불화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우리의 가정에 적용하면 '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가정을 그르칠 수 있다'는 표현으로 바꿀 수 있다. 부부간, 부자간 그리고 자녀 간에 때로는 의견 대립과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가족이 터무니없는 짜증이나 화를 내더라도 한 발 물러나 양보하면 폭풍우를 잠재울 수 있다. 상대가 화를 낸다고 해서 냉정함을 잃고 맞받아치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더 큰 사태로 번져 가정이 무너질 수도 있다. 작은 일을 참지 못해 끝내 이혼까지 하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다면, 이 얼마나 슬픈 일이겠는가. 부모형제 간에도 마찬가지다. 화목하던 가정이 작은 갈등이 크게 번져 무너져 버릴 수도 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가정이란 공동체는 반드시 아늑해야 한다. 아늑함은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서로 노력해야 만들어 질 수 있다. 가족 간에 서로를 진심으로 대하자. 이해하려고 포용 하자. 특히 마음속으로 참을 인(忍)자를 세 번 이상 새겨 보자. 그리하여 뜻깊은 연말연시에 모두가 진정으로 아늑한 가정을 가꾸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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