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치료·돌봄서비스 넘어 마을 전체가 '공동 보호자'
예방·치료·돌봄서비스 넘어 마을 전체가 '공동 보호자'
  • 윤여군 기자
  • 승인 2018.02.05 2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톡톡톡] 치매가 있어도 안심되는 옥천
옥천군은 지난달 18일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이원면에서 '치매안심마을' 선포식을 갖고 치매예방관리에 대한 지역사회 공동체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 70세 남성 A씨는 조금전 들은 이야기를 5분에서 10분만 지나면 기억이 나지 않는 등 기억력 문제를 느끼기 시작했다.

A씨는 대학병원에서 인지검사와 뇌 영상검사 결과, 치매는 아니지만 경도인지장애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아 뇌 영양제를 복용하고 있다.

언제 치매로 진행이 될지 염려지만 치매를 막을 방법과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운영하고 있다.

치매국가책임제는 고령사회를 맞아 증가하는 치매 질환을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하겠다는 정책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에서부터 강조해온 국정과제다.

치매 환자와 가족이 지는 경제적·정서적 부담을 국가와 사회가 나눠지겠다는 취지다.

치매 노인 마을인 네덜란드의 호그백 마을은 치매국가책임제의 롤모델이다.

2009년 간호사 이본반아메롱겐(Yvonne van Amerongen)이 노인도 자유롭게 생활하고 활동하며 삶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중앙정부와 지역기관의 협조로 네덜란드 베스프마을 북쪽 외곽에 마을을 조성했다.

옥천 군서면 월전리 주민들이 치매예방프로그램인 그림 그리기를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슈퍼마켓, 커피숍, 미용실, 공원 등이 조성된 1만5천㎡ 규모의 커다란 마을로 23가구, 152명의 중증 치매 환자가 거주하고 있다. 250명의 간호사 등 의료진이 항상 돌본다.

환자복을 입지 않고 평상시처럼 슈퍼마켓을 비롯한 음식점, 극장과 커피숍을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연구결과, 호그백 마을 거주 치매 노인들은 거주하기 전보다 약물 복용량이나 공격성은 감소한 반면 식사량은 늘었고, 상대적 수명 또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올해부터 지역사회 공동체들이 치매환자와 가족을 지원하는 치매안심마을 시범사업이 운영된다.

옥천군은 인구 5만1795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만3천609명으로 26.3%이다.

이가운데 이원면은 인구 4천468명 가운데 35.6%인 1천589명이 노인으로 저출산 고령화가 뚜렷한 지역이다.

이에 따라 옥천군은 지난달 18일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옥천군 이원면을 대상으로 치매예방관리에 대한 지역사회 공동체 분위기 조성을 위한 '치매안심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옥천군은 자체사업으로 지난해 충북도광역치매센터와 함께 옥천군 군서면 월전리 주민(인구 127명, 노인율 44%, 치매환자 5명)을 대상으로 치매안심마을을 운영했다.

운영결과, 치매인식 교육을 비롯한 파트너 플러스, 조기검진, 주거안전개선, 인지재활활동 등을 실시한 결과 주민들의 효과성과 치매예방, 주민 만족 등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치매안심마을은 아직까지 수용시설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없지만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치매환자와 가족들의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노력의 일환이다.

인지 훈련프로그램 운영 모습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치매인구의 증가에 따라 가정에서 치매발병 후 평균 4년, 최대 10년 동안 가족이 돌봄제공, 시설 입소전 까지 1명의 가족 구성원이 하루 평균 5시간 최대 10시간 돌보고 있다.

치매치료 간병에 따른 가계 부담으로 가족해체 등 가족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15년 기준 치매환자 의료비 및 요양비 등 1인당 연간 총 2천33만원이 소요된다.

이는 사회적 비용부담으로 작용해 돌봄부담에 따른 실직과 정서적 고립으로 인한 동반자살 등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치매예방부터 돌봄, 치료, 가족지원까지 전주기 치매보호체계를 구축했으나 전문시설 미흡, 높은 비용부담, 치매에 대한 사회적 지원체계 미비, 미흡한 정책 이행체계 등 복합적인 문제로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그동안 지역치매지원센터가 없어 치매 관리 인력 또한 턱없이 부족해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충북도내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가 전 지역에 설치된다.

정부의 치매정책의 전진기지인 치매안심센터는 치매를 앓는 노인을 상담·검진하고 재활프로그램 운영, 치매 가족 간 정보 교환 등 치매 초기안정화 치매 가족의 정서적 지원을 담당한다.

옥천군은 올해 치매안심센터를 신축하고 업무 인력도 증원해 읍면별 모든 노인에게 동등한 서비스를 지원 할 계획이다.

김영만 옥천군수는 "이젠 나라에서 치매 극복의 책임을 지고 경제적·사회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치매안심마을의 알찬 운영을 통해 치매인식 개선문화가 지역사회에 굳건한 뿌리를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옥천군 이원면 치매안심마을 '치매안심 행복옥천' 실현

옥천군이 네덜란드의 호그백 마을을 모델삼아 치매안심마을을 운영하며 더 촘촘한 치매안심망 구축에 나선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한 공모사업에서 서울 동작구, 광주시 동구와 함께 농촌 단위로는 유일하게 '치매안심마을'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다.

국비 등 사업비 6천만원을 들여 주민 4천500명이 사는 이원면 전 지역을 치매안심마을로 운영한다.

이 사업은 지역사회 공동체들이 주축으로 치매환자 및 가족들을 위한 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지 훈련프로그램 운영 모습

치매 친화적인 분위기 및 환경을 조성해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이웃들이 치매 어르신과 가족들의 안전한 일상생활을 지원하도록 치매 예방의 범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의료적 접근을 뛰어 넘어 사회적으로 접근해 학생부터 노인까지 전 주민이 나서 치매인식개선교육과 홍보활동에 참여하고 지역의 모든 기관단체가 든든한 치매예방 서포터즈가 되는 통합서비스 개념이다.

군청과 면사무소 등 일반 행정과 복지 조직을 보건 조직과 융합해 옥천군내 복지, 소방, 경찰, 은행, 상공인 등 다양한 조직의 인프라를 거미줄 망처럼 연계해 치매환자실종예방 원스톱체계를 구축한다.

또한 운영 및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치매안심마을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치매환자의 권리보호를 위한 사회적 자원을 발굴 연계한다.

특화사업으로 독거노인 기억지키미 운영과 치매愛(애)기억담기 활동을 통해 인지장애 예방운동을 벌이고, 9988행복나누미사업과 연계해 각종 정보제공과 정서적 지원이 가능한 치매극복 경로당도 운영된다.

지역 주민 전체가 참여해 치매가 있어도 안심할 수 있는 '농촌형 치매안심마을 모델'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치매예방프로그램 한지공예 교육 모습

임순혁 보건소장은 "치매안심마을 시범사업에 선정된 것은 보건소 전 직원들의 열정과 지역 주민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의 결과"라며 "치매안심마을을 알차게 운영한 후 옥천군 전체를 대상으로 확대하여 군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살기 좋은 옥천으로 다가가는데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치매관리 선제적 대응

옥천군보건소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치매사업을 선제적으로 대응해 이미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받아 지난해 9월 21일 제10회 치매극복의 날 기념식에서 '치매우수프로그램운영 보건소'에 선정돼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치매환자 조기발견을 위한 방문보건 및 대한노인회옥천지회,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과 연계해 거동이 불편한 대상자를 찾아가는 치매선별검사를 실시, 전체 노인인구의 41.9%인 5천300명을 검진했다. 이는 충북도 평균 18.3%보다 23.6%나 높은 실적이다.

조기발견된 치매환자와 가족관리를 위한 '치매환자가족자조모임', '고위험군 관리를 위한 인지훈련 프로그램, 정상군 관리를 위한 찾아가는 치매예방 교실 등 136회에 걸쳐 대상자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해 치매예방 관리 체감도를 높였다.

특히 인지 기능 향상을 위해 충남대 간호대학과 연계해 인지 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주의 집중력과 언어력, 기억력 등 기능이 17%이상 향상돼 농촌지자체 지역사례 전파를 위한 논문을 작성중에 있다. 이같이 옥천군보건소는 치매예방교실을 비롯해 치매환자가족 지지프로그램, 인지강화프로그램, 재활 등 치매관리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군민건강지표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농한기를 이용해 9개 읍면 34개리에서 치매예방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치매예방프로그램은 목공예를 비롯해 한지공예, 치매예방체조, 치매예방수칙 3·3·3 교육을 전문 강사를 활용해 마을당 6회기 운영했다.

보건소는 운영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 대한 서비스 만족도조사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치매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옥천군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 사무공간을 마련하고 치매환자와 가족들의 1대1 맞춤 상담과 검진, 관리 등 본격적인 치매예방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치매의 조기진단과 예방프로그램의 제공뿐만 아니라 사례관리, 의료지원과 함께 치매카페를 운영해 가족의 정서적 지지를 지원한다.

옥천군보건소는 '치매안심 행복옥천'을 슬로건으로 정하고 고령사회인 옥천군의 보건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해 서비스 욕구 해소에 적극 나서 타 시군의 귀감이 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